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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가 씁쓸하면서도 싱그러운 이유는 안개를 머금었기 때문일까.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울 수 있는 것은, 함께 걷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어디 하나 자연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지붕도 벽도 담장도 모두 자연의 것이다.
가지에 있어야 할 것이 지천에 깔려 눈이 어지러웠는데 뒷걸음을 치자 어디선가 코끝을 찌르는 노란 향취.
반질반질 윤이 나는 붉은 열매에게서 주름을 찾아볼 수 없다. 열매를 감싼 잎사귀 역시 매끄럽기는 매한가지.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불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어둠에 새겨지는 것.
가진 적 없는 기억들을 되짚어 나가는 동안에도 추억은 여전히, 꾸준히 쌓인다.
저렇게 많은 열매들을 매단 연유가 무엇일까. 문을 밀치고 들어서는 어린 이와 팔 벌려 맞는 늙은 이의 웃음을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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