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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자리에 서서도 발돋움을 하고 있을 이들이 눈에 선하다. 내다보고 싶은 것이 저마다 달라서일까.
곡선으로 여물어가는 달콤함. 언제 집어들어도 한결같이 편안한 것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기 때문.
이 귀퉁이에 한 송이 꽃을 피운 이가 누구일까. 풍경에 녹아든 저 천연덕스러움이란.
여섯 개의 각으로 총총히 모여 있는 작은 소망들. 가만히 머물러 사찰을 내다보는 모습이 퍽 고고하다.
오래된 집들에서는 종종 숨바꼭질이 벌어지곤 한다. 올려다보니 문득, 모퉁이에 소담스레 꽃이 피어 있다.
떨어진 햇살들이 노오랗게 익어가고 있다. 기어이 붉게 물들고야 말지, 기다려봐야 알 일이다.
하늘의 빛깔과 물 빛깔, 땅의 빛깔이 한 시야에 고요히 담긴다. 뒤섞인 듯, 끝내 뒤섞이지 않을 듯 묘한 풍경이다.
그 이름에 설레고, 다시 풍경에 설렌다. 언제쯤 그늘 사이로 춘향이 고개를 내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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