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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험한 기운을 부르는 산

    영험한 기운을 부르는 산

    지역충청남도 계룡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영험한 기운을 부르는 산

    • 프롤로그
    • 1.소롯길로 향하면
    • 2.천하명당
    • 3.종교적 힘을 빌리다
    • 4.치성의 흔적
    • 5.육신을 매만져주는 산
    • 6.전설의 괴목정
    • 7.영험한 기운이 솟다
    • 에필로그

    영험한 기운을 부르는 산

    - 충청남도 계룡시 -

    충남 계룡시에는 예로부터 ‘수행 1번지’로 불리던 계룡산이 있습니다. 산의 능선이 ‘닭 벼슬을 쓴 용’을 닮아 붙여진 이름 계룡산에는 특별한 정기와 영험한 기운이 흐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치성을 드리는 사람들은 지금도 끊이지 않습니다. 풍수지리가 좋아 조선시대에는 무학대사에 의해 새로운 도읍지로 추진되기도 했고, 최근에 와서는 청와대 이전이 검토되기도 했습니다. 계룡산에 서린 영험한 기운은 대체 어디서 비롯된 걸까요? 궁금하다면 직접 가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계룡산은 산의 생김새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많은 계곡마다 소와 폭포를 안고 있고 산에 있는 수목의 54% 이상이 침엽수여서 늘 푸르른 인상을 준다.

    “소롯길에 들어서니 온통 나무밖에 보이지가 않아. 그래도 길이 꺾일 적마다 맑은 내와 만나고 산등성이에 오르면 잇대어 선 봉우리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군 그래.”

    “그다지 높지 않지만 산의 모습이 수려하고 수석이 푸짐하지? 그래서 통일신라시대에는 전국의 5대 명산 중 하나인 서악(西岳) 또는 중악(中岳)이라고 불렀지.”

    계룡산은 풍수지리상 최고의 길상지(吉祥地)로도 유명하지만, 천재지변이나 전쟁이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십승지지(十勝之地)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계룡산 입산수도를 도사 자격증처럼 챙기는 것을 본 적이 있어. 그래서 나는 계룡산에 ‘도사 대학’이 있는 줄 알고 살았다니까.”

    “맞아. 나 역시도 과거 계룡산의 존재를 처음 알게 해준 사람이 장터에서 ‘계룡산에서 10년, 지리산에서 또 10년 입산수도했다’며 도사(道士)를 자처한 어느 차력사를 통해서였지.”

    과거 새마을운동과 종교정화운동 이후 대부분 정리되긴 했지만, 계룡산 골짜기마다 당집과 점집이 빼곡한 데서 비춰보듯 계룡산은 유사종교의 근원지가 되기도 했다.

    “한때 여기에 교당과 암자, 수도원과 기도원이 수없이 들어섰었지. 그래서 이 산골짜기를 지나면 ‘단골(무당)’의 주문소리와 요령소리, 징소리가 늘 들려왔대.”

    “맞아. 저기 큰 바위 둘레가 촛농으로 온통 얼룩져 있는 건 아직도 계룡산 산신(山神)에게 치성을 드리고 있음을 말해주지. 이건 다 산세가 좋고 혈맥이 왕성하기 때문 아니겠어?”

    주봉인 천황봉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봉우리가 연달아 이어진 계룡산 모습이 마치 닭벼슬을 쓴 형상이라 해서 이름 한 것. 이곳에서 신령스러운 공간은 아직도 남아 있을까?

    “이 산은 일반 대중들의 오랜 염원이 서린 치성소이기도 해. 머리는 봉황, 몸통과 다리는 용의 형상인 국보 백제금동향로의 모델이 됐고 신라 5악의 하나로 제왕들의 제사 터이기도 하니까.”

    “그런 이미지가 계룡산을 신비의 공간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계룡산 등산로는 돌길의 연속이다. 산과 자주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역이다. 딱딱한 돌계단에서 오른 충격은 하산 때 더 심하다.

    “젊은 시절 경험만 떠올리고 이렇게 무턱대고 올 게 아니었어. 나는 이제 무릎 관절을 걱정해야 할 나이라고. 아이고 삭신이야~.”

    “조금만 더 힘을 내게 이 친구야! 계룡산의 기와 혈이 모이는 천황봉까지 이제 얼마 안 남았어! 계룡의 기(氣)를 믿어 보라고 이 친구야! 여기가 삼국시대부터 괜히 명산이겠나?”

    가을비가 내려 붉은빛을 씻어 내리고 있는 계룡산. 이곳에서 등산보다는 관광에 산행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괴목정로 가보는 것도 좋다.

    “옛날에는 사람 많은 곳을 피해온 사람들이 이 근처에 자리 잡고 살았다고 해. 이곳에 앉아 신선객 이야기를 하다가 나무를 골라서 심곤 하였는데 되는대로 땅에 꽂은 나무는 모두가 괴목이었다지?”

    “나무가 많은 공원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토록 유서 깊은 공원이었을 줄이야!”

    신도안 부근의 계곡에는 암용추와 숫용추가 있다. 이 두 웅덩이에서 영험한 기운과 숭배사상의 근원을 찾게 될까?

    “옥 같은 물이 스무자 정도는 되겠다. 암용추보다 더 깊어 보이는데, 저 검푸른 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깊이를 가늠할 수가 없어.”

    “여기도 사람들이 치성을 드린 흔적들이 있네? 그러고 보니 이 두 개 웅덩이가 남녀의 성기처럼 생긴 것 같지 않니? 사람들은 여기서 어떤 소원을 빈 걸까?”

    산세가 좋고 혈맥이 왕성해 산신으로부터 영력(靈力)을 받는 데 좋은 조건을 갖춘 계룡산은 아직도 계곡과 골짜기에 굿당과 기도터 등이 상당부분 남아 종교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것이 ‘계룡산 도사’는 익숙하지만 ‘속리산 도사’는 어색한 까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산 주변에는 유서 깊고 아름다운 산사도 많고 산을 내려오면 고택과 정자를 비롯해 계룡산과 관련된 체험거리들이 가득합니다. 여러분은 계룡산 산행을 통해 그 비범한 기운의 정체를 발견할 수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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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험한 기운을 찾아나서다

    영험한 기운을 찾아나서다

    지역대구광역시 동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영험한 기운을 찾아나서다

    • 프롤로그
    • 1.팔공산의 정기가 쏟아져 나오다
    • 2.그들의 공을 기리다
    • 3.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 4.봉우리마다 보물이 숨겨져 있다
    • 5. 봉황새의 둥지
    • 6.왕가의 기운을 잇다
    • 7.떨어질까 조마조마, 갓을 쓴 부처님
    • 8.영험한 갓바위
    • 에필로그

    영험한 기운을 찾아나서다

    - 대구광역시 동구 -

    팔공산의 등산객들은 저마다 하나의 소망이 있습니다. 등산을 위해 산길을 오르는 사람들도, 봉우리마다 산재한 불교 문화재를 찾는 사람들도. 그들은 끝내 소원 한 가지를 남겨둔 채 팔공산을 내려옵니다. 푸르게 보존 되고 있는 팔공산의 자연과 그 속에 자리한 채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세월을 흐르고 있는 불교문화재의 조화는 그 어느 곳 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질 것입니다. <트래블아이>의 오늘 미션은, ‘팔공산의 영험한 기운의 근원을 찾아내라!’입니다.

    가장 높게 솟아 오른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서로 길게 펼쳐진 팔공산. 대구의 북서쪽을 둘러싸고는 그 정기를 뿜어내는 팔공산의 기운을 느껴보자.

    “팔공산은 꼭 그곳에 올라가지 않아도 보이는 경치가 정말 대단하지. 주봉에서부터 길게 뻗어나가는 산줄기는 꼭 독수리의 날개만큼이나 웅장하단다.”

    “그렇군요, 대구를 둘러싼 병풍이 되어서 대구를 지켜주는 듯한 느낌도 들어요. 게다가 두 개의 강이 만나는 자리에 있어 자연환경도 좋고, 등산을 하기에도 최고인 것 같아요.”

    본래 ‘공산’이라 불리었던 팔공산은 많은 역사적 사건의 중요한 장소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험한 산세로 인해 군사적 요충지로 성벽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팔공산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많았단다. 그만큼 이름에도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을까?”

    “음, 아마도 ‘공산’ 이라는 이름 앞에 숫자 8이 붙어있으니 8명의 인물을 기리기 위한 이름이 아니었을까요?”

    자연공원, 교육원, 야영장, 케이블카 등 등산객들을 위한 위락시설이 갖추어진 팔공산. 험한 산새를 넘고 넘어야 만날 수 있었던 보물들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등산로가 정말 잘 정비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개발을 하면 자연환경이 훼손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대구시는 팔공산의 등산로를 한정적으로 제공하고, 문화재를 연결하는 고리로 할용하고 있단다. 여러 위락시설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어.”

    우리나라 불교의 성지답게 곳곳의 골짝마다, 봉우리마다 자리 한 약사불, 불상, 탑 등은 팔공산이 하나의 거대한 절로 느껴지게 할 정도다.

    “팔공산 전체에 흩어져 있는 각각의 사찰이 가진 문화재와 보물들은 그 양이 정말 어마어마 하네요. 전부 다 관리하려면 엄청난 예산과 시간, 정성이 들겠죠?”

    “그렇지. 하지만 귀중한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남겨져 전해 내려오는 팔공산의 보물들은 그만큼 관리를 받을 자격과 가치가 충분하단다! ”

    오동나무 꽃이 상서롭게 피어있어 동화사라 불리는 이 사찰은 봉황의 둥지로 비교되기도 한다. 동화사에는 어떤 봉황의 흔적이 남아있을까?

    “이 봉서루의 누각은 참 독특한 형태를 하고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계단 중간에 있는 이 돌들은 어떤 의미일까요?”

    “누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놓인 돌 두 개는 독특한 의미를 담고 일부러 놓인 것이라고 하더구나. 위에 올려진 저 둥근 돌이 꼭 새의 알처럼 보이지 않니?”

    조선의 왕조와 깊은 인연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지는 파계사에는 여전히 조선의 풍취가 물씬 풍긴다. 파계사와 조선왕조의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안내판을 읽어보니 파계사와 영조의 탄생 설화가 적혀있어요. 영조의 어의가 발견되었다니, 이 전설이 사실처럼 느껴져요!”

    “9개의 물줄기가 되어 흐르는 이 산의 좋은 기운이 모이는 파계사에서, 조선의 왕조의 기운고 합쳐서 좋은 일을 만들어 냈던 것이 아닐까?”

    산꼭대기에 근엄한 인상을 한 부처가 가부좌를 튼 채 앉아있다. 그의 머리에 얹혀진 넓적한 바위는 꼭 조선시대 갓을 연상케한다.

    “부처님 머리에 올려 진 저 넓적한 바위가 떨어질까 봐 조마조마해요! 그런데 왜 이렇게 높은 산의 바위를 깎아 불상을 만들었을까요?”

    “갓바위라고 더 많이 알려진 저 불상의 이름은 관봉석조여래좌상이란다. 신라시대 인현대사가 어머니의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구나.”

    입시 시즌이면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갓바위. 그들은 저마다의 소원들 빌며 연신 갓바위를 향해 절을 올린다. 갓바위가 이루어준다는 단 하나의 소원, 과연 이루어질까?

    “지성을 다해서 빌면, 갓바위 부처님이 한 가지의 소원들 들어준다고 하는구나. 어떤 소원을 빌고 싶니?”

    “음, 글쎄요. 저는 이 팔공산이 잘 보존되어서 불교의 성지인 지금의 상황을 잘 유지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빌고 싶어요! “기특하구나. 그래, 우리 함께 팔공산의 미래를 위해서 기도하자.””

    산이 높고 험하지만, 일반 등산객들은 돌계단을 이용해 쉽게 산을 오릅니다. 힘든 기색 없이 산 중턱의 휴식처에서 쉬어가는 사람들의 표정은 부처의 자비로움을 가득 전해 받은 듯이 평온합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팔공산의 매력은 어느 방면에서도 떨어지는 점이 없을 정도입니다.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 팔공산이 여러분을 대하는 방식도 함께 달라질 것입니다. 부처의 가르침처럼 자신의 심신을 다스리고 지성을 다해 갓바위의 영험함에 소망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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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속 주인공처럼

    영화 속 주인공처럼

    지역경기도 남양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5 호감도

    영화 속 주인공처럼

    • 프롤로그
    • 1.영화의 마법공간
    • 2.영화 속 바로 그곳
    • 3.아이구, 나으리!
    • 4.양반 놀이 한 마당
    • 5.팔랑팔랑
    • 6.보물창고
    • 7.영화로 들어가다
    • 8.만화 속 바로 그곳
    • 에필로그

    영화 속 주인공처럼

    - 경기도 남양주시 -

    공사장(?) 같은 이곳에서 상상력의 마법이 이루어집니다. 수많은 영화들의 셋트장을 지었다 부쉈다 하는 이곳은 남양주 종합 촬영소입니다. <공동 경비 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등의 쟁쟁한 영화들에 시설과 장비, 기술을 제공한 이 곳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사랑하는 외국인들은 물론, 영화학도를 꿈꾸는 사람과 영화를 즐기는 사람까지 다양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들러야 할 이곳에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남양주 종합 촬영소에서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보라!’

    남양주 종합 촬영소는 약 40만 평의 부지에 다양한 시설을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 제작 시설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이곳에 판문점 세트까지 있다는 게 사실이야? 영화는 물론이고 드라마 촬영까지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던데?”

    “시나리오 한 권만 있으면 촬영부터 편집까지 모두 해 낼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야. 카메라, 조명, 의상, 소품까지! 영화에 대한 모든 것이 이곳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판문점 세트에는 판문각, 팔각정, 회담장 등이 판문점과 똑같이 만들어져 있다. 세밀한 고증작업을 거쳐 실제의 80% 규모로 만들어진 이곳에서 이병헌과 송강호가 되어보라!

    “저 사람 모양 입간판, 어디서 많이 본 것인데? 아, 영화 <공동 경비 구역 JSA> 속의 바로 그 장면이잖아! 바람에 날린 관광객의 모자를 주워주고 웃는 송강호와 사진사를 제지하는 이병헌의 모습이야.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 있는데?”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포토 존이 바로 여기라고 들었어. 우리도 어서 가 보자!”

    민속마을 세트장은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을 촬영한 곳으로 19세기 말의 거리가 재현되어 있다. 걷기만 하면 재미없으니, 신나게 달리며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어볼까?

    “드라마 <추노>, <다모>, <황진이> 등을 촬영한 곳도 바로 이 민속마을 세트장이지? 초가 담장 사이로 금방이라도 추격전이 벌어질 것만 같은데? 가게에는 버섯이랑 오이까지 있어!”

    “에헴, 양반의 돈주머니에 손을 댄 것이 바로 네놈이렷다? 게 섰거라, 이놈!” “아이구, 나으리! 한 번만 봐 주십쇼! 집에 어린애와 노모가 있습니다요.”

    운당은 한 내관이 순조로부터 목재를 하사받아 지은 건물을 이전하여 복원한 것으로, 본채와 안채, 사랑채, 행랑채, 별당, 문간채, 사주문, 일각문 등 전형적 양반집의 모습이다.

    “저기 붙어 있는 포스터들을 좀 봐! <왕의 남자>, <스캔들>에 <미인도>까지! 모두 알고 있는 영화들인데? 본채 앞에는 죄인을 문초하기 위한 의자와 화로까지 있어!”

    “아까 하던 놀이를 계속해 볼까? 이 도둑놈, 당장 주머니를 내 놓아라!” “하하, 영화 따라 하기에 아주 푹 빠져버렸구나?”

    영상 지원관으로 가는 길에는 아름다운 벽화들이 그려져 있어 마치 벽화마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어, 저기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몰려 있는 그림이 있는데?

    “이쪽은 뉴욕의 거리 같고, 저쪽은 동화 속 세상 같네? 음, 난 뉴요커 포즈를 한 번 취해봐야겠어. 외교관 같은 느낌이 나게 찍어 줘.”

    “나도, 나도! 난 저 그림이 마음에 들어. 저기,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 말이야! 각도를 잘 맞춰서 찍어야 해. 진짜 하늘을 날고 있는 것처럼 말이야!”

    영상 지원관 1층에서는 시대상이 엿보이는 의상과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오래된 장롱과 가로등, 책, 소파, 전화기까지 옛날 물건들이 가득한 이곳은 마치 보물창고 같다.

    “우와, 어렸을 때 보았던 물건들이 가득해. 우리가 태어나기 전의 물건들도 있는 걸? 옛날 교복들을 좀 봐! 지금이랑은 많이 다른 모습인데?”

    “난 저게 마음에 들어. 영화인들의 얼굴로 만든 태극기 말이야. 우리 영화의 역사가 그대로 담겨져 있는 것 같지 않니? 자세히 보면 우리가 아는 배우들도 많아.”

    2층에서는 영화인 명예의 전당과 법정 세트, 미니어처 체험 전시관, 영상 체험관 등이 제공된다. 그 중에서도 영상 체험관에서는 크로마키 기법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데?

    “저 파란 배경, 익숙한데? 이전에 영화에 대한 책에서 본 적이 있어. 아마 저 파란 부분에 영화의 배경이 합성되는 원리였는데, 진짜일까? 네가 한 번 올라가 봐.”

    “어? 진짜야! 이것 좀 봐! 내가 계곡을 건너고 암벽을 오르는 모습이 그대로 합성되고 있어! 내 모습이 바로 영상으로 출력되니 정말 실감나는데?”

    국산 3D 애니메이션 <원더풀데이즈>의 미니어처 체험 전시관에는 비행기 격납고와 오토바이 공작소 등이 만들어져 있으니 애니메이션을 미리 보고 가는 것이 포인트.

    “영화 속에 나오는 미래형 오토바이야!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 같은 모습인데?”

    “세트장이 아니라 미래 도시를 걷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야. 저 멀리서 내 모습을 한 번 찍어 봐. 만화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나올 것 같은데?” “정말이야! 우리 오늘 대체 몇 개의 영화에 출연 해 본 거지?”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도 재미있지만, 영화가 스크린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이곳, 남양주 종합 촬영소의 모습도 정말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와 만화 속의 바로 그곳을 거닐며 사진을 찍어보고, 전설적인 영화인들의 활약상을 되짚어보고, 칸 영화제 수상작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살펴보는 과정들을 통해 영화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영화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만큼, 영화 감상도 보다 능동적으로 심도 있게 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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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골목의 추억, 매축지 마을

    옛 골목의 추억, 매축지 마을

    지역부산광역시 동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옛 골목의 추억, 매축지 마을

    • 프롤로그
    • 1.바다를 메운 땅
    • 2.골목마다 새겨진 고단한 삶
    • 3.섬처럼 저만치 떨어져 있는
    • 4.평범한 마을에 일어난 변화
    • 5.배려로 다가서면 어떨까?
    • 6.주민들의 삶을 빼닮은 예쁜 벽화
    • 7.아저씨를 만나다?
    • 8.유년시절의 한 조각을 줍다
    • 에필로그

    옛 골목의 추억, 매축지 마을

    - 부산광역시 동구 -

    사람 한 명도 겨우 지날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골목길을 걷다보면 마치 이곳만 시간이 더디게 흐른 듯합니다. 그 옛날 고무줄놀이를 하던, 또래들과 소꿉놀이를 하던 골목길엔 켜켜이 쌓인 지난 세월의 티끌만 무성합니다. 최근 많은 이들이 아날로그를 외치며 시간이 멈춘 듯한 골목길을 다시 찾곤 합니다. 부산 동구의 매축지 마을도 시간의 먼지가 그득 깔린 옛 골목길을 간직한 마을입니다. 할머니의 깊은 주름을 닮은 옛 골목의 추억을 느끼고자 한다면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 ‘아날로그 감성에 젖어보기’를 주목하세요!

    일제강점기 때 바다를 메워 만든 이 마을은 부두에 내린 마부와 말, 짐꾼들이 쉬던 곳으로 마구간을 개조한 가옥들을 볼 수 있다는데, 그 이름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말씀 좀 여쭐게요, 매축지 마을로 가려면 몇 번 출구로 가야돼요?”

    “2번 출구로 나오면 가까워, 터널 지나면 육교가 하나 나오는데 육교 건너면 바로 매축지마을이야. 요즘 커다란 카메라 메고 오는 사람들이 많던데, 학생도 그런가보네. 매축지 마을이 왜 매축지 마을인지 알고 가는가?”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정도의 좁은 골목길에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하다. 좀처럼 펴지지 않는 허리로 빨래를 너시는 할머니께 마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아, 안녕하세요? 동네 좀 둘러봐도 될까요?”“그럼, 멀리서 왔는가? 요즘은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와. 심심하지 않고 좋아. 이 자두 하나 먹고 둘러봐.”

    “감사합니다. 저, 할머니 혹시 이 마을에 대해 잠깐 이야기 좀 들을 수 있을까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마을은 한국전쟁 때 피란민의 거주지이기도 했다. 좁디좁은 골목길에 옹기종기 마주한 집들도 다 이러한 이유 때문은 아닐까?

    “매축지 마을은 원래 바다였던 곳인데 일제강점기에 군사 목적으로 바다를 메우고 땅을 만들었지. 그 당시에는 부두에 말과 마부는 물론 짐꾼들이 쉬던 곳인데 피난민들이 마구간을 개조하고 마을을 이루면서 판잣집을 짓고 살게 된 거야. 아주 고단한 시작이었지”

    “할머니 말씀을 들으니 마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풍경들도 말이에요.”

    오래된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매축지마을은 유명 영화 촬영지나 골목길 등으로 유명해지면서 일부러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주민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매축지마을을 들르고 간 사람들은 하나 같이 시간이 멈춘 동네 같다, 흑백사진이 어울리는 동네 같다고들 하는데, 할머니는 어떠세요?”

    “시간이 멈추긴 멈춘 것 같지, 시내만 나가도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데, 그래도 요즘 마을이 시끌벅적해서 좋아.”

    갑자기 들어선 낯선이의 방문이 반갑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불편하기도 하다는 마을주민들. 반가움은 인사정도로만 건네고 아쉬운 마음은 잠시 접어두자.

    “그런데 이렇게 불쑥불쑥 사람들이 찾아와서 불편할 때도 있어. 방음이 시원찮은 동네에서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통에 잠 못 드는 날도 많고. 사진도 막 찍어가고. "

    "그래도 다 정 많고 인심 좋은 사람들이라 자네처럼 젊은 학생들이 오면 밥은 먹었나, 찾아오기는 힘들지 않았나 그런 생각부터 들지. 그나저나 저기 벽화는 꼭 보고가, 얼마나 예쁜지 몰라.”

    케케묵은 먼지만 가득 쌓인 매축지 마을이 변화하고 있다. 어여쁜 색을 입은 마을은 어쩐지 생기가 돈다. 오래된 마을에서 시간을 함께 걸어보자.

    “회색빛으로만 보이던 마을에 알록달록한 그림이 그려지니 생기와 활기가 넘치는 것 같네. 파스텔 색 물감이 오래된 마을의 벽을 허물어 세상과 소통하게 하는 것 같아. "

    "영화촬영지라 그런지 영화 관련된 벽화도 보이고 실감나는 그림에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 할머니 말씀대로 정말 예쁘구나.”

    시간이 머물다 멈춰선 동네, 매축지 마을은 흥행영화 <아저씨>와 <친구>의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영화의 한 명장면을 떠올려보는 것도 추억의 일부가 되지 않을까?

    “저기, 죄송한데 저랑 제 딸 사진 좀 찍어 주시면 안 될까요? 저희도 한 장 찍어드릴게요.”

    “아, 예. 여기가 영화 촬영지인가 보네요. 비교적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거 보니까.” “네, 다른 데는 몰라도 여기서는 꼭 한 장씩 사진을 찍고 가더라고요. 다들 영화 속 주인공과 한 컷 찍으려고 줄을 서요.”

    슬레이트 지붕, 손때가 가득 묻은 살림도구들, 가지런히 널려있는 빨래들에서 유년시절의 깊은 추억 한 조각을 발견한다. 반가운 마음을 마을 한 편에 남겨두고 돌아선다.

    “그저 오래된 옛 마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마을에 대한 이야기나 손때 묻은 풍경들이 잊고 지내던 오래된 일기장같이 정겹구나. 더디지만 조금씩 시계가 돌아가는 것 같아 좋다던 할머니의 말씀이 귓가에 자꾸만 맴돈다. "

    "돌아가는 발걸음이 아쉬우니 유년시절의 기억을 널려있는 빨랫줄에 살짝 걸어두고 가야겠다.”

    작은 구멍가게와 좁은 골목길, 희끗한 머리카락이 정겨운 할머니의 웃음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부산 동구 매축지마을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한참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 마을사람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간의 두께를 조금씩 걷어내고 세상과 소통하는 매축지 마을. 화려한 네온사인에 지쳐 단출한 흑백사진이 그립다면, 아기자기한 어울림이 있는 매축지마을에서 아날로그 감성에 흠뻑 젖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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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담장 걸으며 고가 속으로

    옛 담장 걸으며 고가 속으로

    지역경상남도 거창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옛 담장 걸으며 고가 속으로

    • 프롤로그
    • 1.지혜의 담장
    • 2.담백한 멋
    • 3.너와 나의 어울림
    • 4.쉬이 가기 힘든 마음
    • 5.집안의 숨은 내력
    • 6.암반에 서린 기운
    • 7.시 한수를 새기다
    • 8.시 한수를 새기다
    • 에필로그

    옛 담장 걸으며 고가 속으로

    - 경상남도 거창군 -

    경남 거창의 거창신씨 집성촌 황산마을은 경사가 조금 있는 위천면 평지에 자리한 평화로운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수백 년 전 지어진 한옥들이 들어차 고풍이 넘치고, 운치 있는 옛 돌담을 감상하는 맛도 일품입니다. 게다가, 누각 처마 밑으로 펼쳐진 수승대를 보면 은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풍류시인이 될 것 같습니다. 아기자기한 담벼락을 따라가며 듣는 이야기에 하루가 부족할 판이라 이곳은 한옥 민박체험 시설도 잘 갖추고 있습니다. ‘황산마을에 머물며 예스러움을 엿들어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마을 초입에서부터 방문객을 먼저 반기는 것은 바로 담장이다. 흙과 돌 만든 토석담인데, 이때 담장 아랫부분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신기한 사실 한 가지를 알게 된다.

    “여기를 봐! 흙 메우기 없이 돌만 얹어놓았어. 태풍이라도 오면 무너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은 붙들어 매. 비가 많은 거창의 지리적 특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아~ 한번씩 마당을 물바다로 바꾸는 비가 빠져나갈 일종의 배수구인 셈이로구나.” “맞아. 이걸 메쌓기라고 부르지.”

    담장은 대체로 무늬 없이 담백하다. 하지만 택호가 대과댁인 고가의 담장을 보면 유독 장식이 가미되어 눈길이 간다.

    “이 마을의 첫인상은 단언컨대 실망스러워. 1㎞가 넘는 이 길이에서 토석담 또한 등록문화재라지만 꽤 단조롭고 말이지.”

    “수키와와 암키와로 꽃잎을 표현한 이곳 꽃무늬 담장을 봐봐. 문화해설사 말로는, 과거 전 문화재청장이 이 마을을 돌다 꽃무늬를 발견하곤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했다지.”

    황산마을은 담장 높이는 대체로 낮은 편이다. 침범을 허용하지 않는 도시 담벼락 대신 ‘너와 나의 어울림’을 실천해온 것이다.

    “이 담벼락만 봐도, 공간을 구획하고 최소한의 사생활만 보호할 뿐 단절을 철저히 피한 구조야. 단순히 고택들이 모인 마을이 아니라 친족 공동체로 엮여 있기에 가능하겠지?”

    “옆집에 아재가 살고, 그 뒷집에 조카가 있어 애써 차단용 울타리를 필요로 하지 않았겠지. 손 시린 바람에도 이 길목에서만큼은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니?”

    지금은 민박촌으로 바뀌어 언제든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는 황산마을은 1540년 요수 신권 선생이 터를 잡은 거창 신(愼)씨의 집성촌이다.

    “어림잡아 한옥 수가 60~70채쯤 되겠어.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 당시 건립된 집들이 많아.”

    “하지만 여기가 18세기 중엽 황고 신수이 선생이 입향하면서 번성해온 집성촌이라는 사실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그래서 그런가, 이 마을의 역사가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더 많은 것들이 궁금해져.”

    특히 가장 잘 보존된 집 역시도 신씨 고가가 꼽힌다. 마을 중앙에 위치한 이 고택은 500여 년 역사 외에도 눈이 휘둥글해질 만한 자랑거리가 있다.

    “안채, 사랑채, 중문채, 곳간채, 솟을대문 등 이곳 목조건축물을 들여다보면 집 주인의 부와 권위, 경제력을 이해하게 되지.”

    “맞아. 하지만 이 집의 숨은 내력은 따로 알아봐야 해. 여기서 13대 요수 신권의 손자 신당이 6형제를 두었는데, 그 후손들 가운데 절반이 거물급 인사라는 거야. 정말 대단하지?”

    거북바위를 닮은 수승대로 발걸음을 떼기가 무섭게 시간이 멈춘다. 저 멀리 요수정도 시야를 막는 자태가 드러날 것이다.

    “노송 가지는 묵묵히 겨울과 싸우고, 얼음 낀 계곡도 지지 않고 물소리로 호응하고…. 거북바위 사면엔 암반의 기운을 받으려는 이름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구나.”

    “거북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쪽을 봐봐. 뻥 뚫린 굴이 보이니? 스승이 햇빛을 피해 여기에 앉아 후학의 글을 심사했다고 전해지지.”

    수승대로 개명한 것은 퇴계 이황 선생의 시 한 수 때문이다. 오언율시를 전해 받은 요수 선생이 그 시의 글귀를 거북바위에 새기고 이름을 바꿨다는데, 어떤 사연일까?

    “‘수승으로 이름을 새로 바꾸니, 봄을 만난 경치 더욱 아름답겠네…수승을 찾아 구경하지 못했으니 속으로 상상만 늘어가누나’…. 이게 바로 오언율시인가 보군.”

    “퇴계 선생이 장인 생일잔치 참석차 거창에 머물다 조정의 부름을 받고 미처 수승대를 찾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이 시에 담은 거야.”

    수승대로 개명한 것은 퇴계 이황 선생의 시 한 수 때문이다. 오언율시를 전해 받은 요수 선생이 그 시의 글귀를 거북바위에 새기고 이름을 바꿨다는데, 어떤 사연일까?

    “‘수승으로 이름을 새로 바꾸니, 봄을 만난 경치 더욱 아름답겠네…수승을 찾아 구경하지 못했으니 속으로 상상만 늘어가누나’…. 이게 바로 오언율시인가 보군.”

    “퇴계 선생이 장인 생일잔치 참석차 거창에 머물다 조정의 부름을 받고 미처 수승대를 찾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이 시에 담은 거야.”

    경삼남도 거창 위천면의 황산마을에 부쩍 관심을 보이거나 찾아드는 발길들이 요즘 더욱 잦아진 듯합니다. 이는 아마도 남사예담촌에 이어 경남에서 두 번째로, 전국에서는 일곱 번째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에 선정돼 그 소문이 십리 밖까지 퍼져나간 게 분명합니다. 화려한 한옥촌을 기대하면서 달려간 황산마을의 고가(古家)는 되레 소박하고 심심한 쪽에 가까워 실망할 수도 있지만, 마을 역사를 품은 수승대의 비경이 더해지면 황산마을의 백미를 알게 됩니다. 마음 비우고 찾아들기 더없이 좋은 황산마을로 떠날 준비가 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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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사랑의 흔적 따라

    옛 사랑의 흔적 따라

    지역경기도 동두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1-11 호감도

    옛 사랑의 흔적 따라

    • 프롤로그
    • 1.물들어가네
    • 2.누가 자루 없는 도끼를 빌려 줄 건가
    • 3.금지된 사랑
    • 4.곱게 얽혀
    • 5.맴도는 발걸음
    • 6.깨달음의 동굴
    • 7.공주의 이름
    • 8.뎅그렁, 맑은 종소리
    • 에필로그

    옛 사랑의 흔적 따라

    - 경기도 동두천시 -

    동두천의 북쪽에는 소요산, 서쪽에는 마차산, 동쪽에는 왕방산, 그리고 남쪽에는 칠봉산과 해룡산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인 셈입니다. 그 중에서도 소요산은 유독 단풍으로 유명합니다. 가을이면 소요산의 기암괴석에 단풍이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해내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스님인 원효대사 또한 이 아름다운 곳에서 고행수도를 하여 큰 도를 깨우쳤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원효대사와 요석 공주의 사랑 이야기! <트래블아이>의 미션, 이 ‘사랑의 발자취를 쫓아보라!’입니다.

    소요산역에서부터 등산 가방을 멘 사람들이 북적인다. 소요산은 ‘경기도의 금강산’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한다. 소요산 단풍, 정말 그렇게 매력이 있을까?

    “사람들이 정말 많아! 하나같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는 걸 보니, 모두 소요산에 가는 길인 것 같은데? 우리처럼 연인끼리 온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

    “소요산은 단풍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사랑에 대한 가슴 아픈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거든. 앞으로 많이 걸어야 할 테니, 심심하지 않게 전설 이야기를 해 줄게.”

    원효대사가 나라에 큰 인물이 될 아들을 얻고자 함을 안 무열왕은 자신의 딸 요석공주를 원효대사와 맺어 주었다. 요석공주는 원효대사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었다던데?

    “원효대사와 요석공주는 원래 서로에게 마음이 있었다고 해. 원효대사가 저잣거리에서 ‘누가 자루 없는 도끼를 빌려 줄 텐가. 하늘을 받칠 큰 기둥을 깎으려 하네.’라고 소리를 친 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무열왕에게 하는 말이었을지도 모르지."

    "요석공주는 원효대사에게 승복과 모란꽃을 선물한 적도 있거든. 로맨틱하지 않니?”

    요석공주와 원효대사 사이에서는 이두를 만든 인물, 신라 최고의 학자인 설총이 태어나게 된다. 그러나 요석공주와 원효대사는 부부가 될 수는 없었다.

    “그러고 보니 원효대사는 스님이잖아? 스님의 신분으로 결혼할 수는 없었을 텐데.”

    “그래. 그래서 원효대사는 스스로를 파계승이라 하고, 속세를 떠돌며 평생 속죄 의식을 행했다고 해. 그러다 흘러든 곳이 바로 이 소요산이야. 이곳은 예로부터 문인들이 찾아 거닐기로 유명한 산이었지. 산의 이름인 소요(逍遙)는 산책한다는 뜻이기도 해.”

    소요산 입구에는 아치형의 커다란 ‘연리지문’이 있다. 아치의 좌측 나무는 원효목(元曉木)으로 원각의 도를 위해 정진하는 원효대사를 형상화하였다는데, 우측의 나무는?

    “자, 여기가 바로 연리지문이야. 우측의 나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겠지?” “요석공주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왼쪽과는 달리, 오른쪽에는 단풍잎과 은행잎이 곁들여져 있어 훨씬 아름다워 보여. 요석공주는 왠지 단풍처럼 아름다운 사람이었을 것 같아.”

    “맞아. 오른쪽의 나무 이름은 요석목(瑤石木)이야. 둘의 사랑을 연리지로 표현한 거지.”

    자재암은 원효대사가 도를 깨우친 곳으로, 수행 도중 관세음보살과 친견하여 자재무애(自在無碍)의 수행을 쌓았다 하여 자재암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다.

    “자재암의 일주문 앞에 한 번 서 볼래? 바로 이곳이 요석공주가 어린 설총을 데리고 와서 매일 삼배를 시켰던 곳이야. 원효대사를 보러 직접 들어가지 못하고, 항상 설총과 함께 이곳에 서 있었다고 해.”

    “정말 슬픈 이야기야. 지금 우리가 같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져.”

    속세와 이별한다는 뜻의 속리교(俗離橋). 속리교를 건너면 자재암과 원효대, 공주봉에 갈 수 있고, 왼편으로 향하면 원효폭포와 원효굴이 나온다. 일단은 왼쪽으로 가 보자.

    “여기가 바로 원효대사가 수행했다는 원효굴이야. 아담하고 아름다운 곳이지?”

    “작은 동굴 안에 촛불이 켜져 있어! 영화 속에 나오는 곳처럼 멋진데? 그 앞에 흐르는 원효 폭포와 실개천이 더해져서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어. 절로 수행이 될 것처럼 신비로운 분위기가 풍겨져 나오는 곳이네?”

    소요산에는 각각 의상대와 하백운대, 중백운대, 상백운대, 나한대, 공주봉이라 불리는 여섯 개의 봉우리가 있다. 왠지 심상치 않은 이름이 눈에 띄는데?

    “봉우리 이름이 공주봉이네? 혹시 이 봉우리의 이름에도 요석공주가 관련되어 있니?”

    “그런데 원효 대사도 요석공주가 소요산에 와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대. 알면서도 다가갈 수 없으니, 안타까운 노릇이었지. 공주를 찾아가는 대신, 요석 공주를 생각하며 산봉우리 하나에 이름을 붙였는데 그 봉우리가 바로 공주봉이야.”

    원효굴을 지나 자재암 가는 길의 108계단을 오르다 보면 뎅그렁, 하는 은은한 종소리가 들려온다. 풍경소리라고 하기에는 더 맑고 쟁쟁한 이 소리는 무슨 소리일까.

    “와, 종소리가 정말 맑아!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아직은 비밀이야! 경건한 마음으로 계단을 다 오르고 나면 저절로 알게 될 거야.”

    “아, 해탈문이 보여! 해탈문 위에 작은 종이 하나 매달려 있네? 계단을 다 오른 사람들이 하나같이 저 종을 치는구나.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처럼 아름다운 소리야.”

    요석공주는 소요산에 지은 별궁에서 원효대사가 있는 쪽을 바라보며 혼자 설총을 키웠다고 합니다. 신라의 위대한 학자, 설총의 부모임에도 불구하고 나란히 소요산을 걸어 본 적 조차 없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비록 살아생전에는 함께하지 못했으나, 소요산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는 아름다운 사랑으로 기억되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연인과 함께 가을 단풍을 즐기고 싶다면,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로 더욱 붉은 빛을 발하는 소요산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는 것이 어떨까요? 이야기꽃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이 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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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감으로 맡는 향기

    오감으로 맡는 향기

    지역경기도 가평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오감으로 맡는 향기

    • 프롤로그
    • 1.조용한 아름다움
    • 2.코로 맡는 향기
    • 3.귓가에 맴도는 향기
    • 4.하늘로 가는 길
    • 5.선녀가 내려오는 곳
    • 6.마음에 밀려드는 향기
    • 7.손끝으로 만져보는 향기
    • 8.혀끝으로 맛보는 향기
    • 에필로그

    오감으로 맡는 향기

    - 경기도 가평군 -

    우리나라 전국 수목원 중 가장 유명한 곳, 아침고요수목원. ‘아침고요’라는 예쁜 이름에서 벌써 진한 꽃향기가 풍겨 나오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아침고요수목원은 가족 단위로도 연인 단위로도 즐겨 찾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만들어낸 풍경이 십만 평의 부지에 가득 펼쳐져 있으니, 감성을 충전하고 싶다면, 아침고요수목원만 한 곳을 찾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많이들 찾는 곳인 만큼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 ‘아침고요수목원을 오감으로 느껴보라!’입니다.

    가평군 상면에는 그 유명한 아침고요수목원이 있다.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진 정원과 화단, 산책로로 꾸며진 고요한 이곳. 하지만 관광을 목적으로 조성된 것은 아니라는데?

    “이왕 아침고요수목원에 왔으니, 사진도 많이 찍고, 예쁜 꽃과 나무들도 부지런히 보고, 또 필기도 해야겠어요. 수목원이 아주 넓으니, 하루 종일 걸리겠는걸요?”

    “진정하고 저것 좀 보렴! ‘그저 편히 쉬어가세요.’라고 적혀 있잖니? 이곳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한 곳이니, 그냥 산책하듯 걷는 것이 수목원 감상에 제일 좋은 방법일거야.”

    아침고요수목원의 정원들에는 각기 다른 이름이 붙어있다. 아침고요수목원에 들어섰으니, 일단은 가장 진한 향기가 날 것 같은 이름을 찾아 가서 코로 향기를 맡아볼까?

    “음, 전 허브정원에 먼저 가 볼래요! 허브는 차에도 쓰이고, 향수에도 쓰이니 여기에 있는 식물들 중에서도 가장 진한 향기가 날 것 같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허브정원에 온 김에 가장 마음에 드는 허브 이름 한 가지를 외워 보지 않을래? 집에 돌아가서 찬장을 열면, 네가 기억하는 그 허브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코로 진한 허브 향기를 느껴보았다면, 이제 상상력을 발휘해 볼 때가 왔다. 꽃에 대한 주옥같은 시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시가 있는 산책로’로 가 보자.

    “휴, 한참을 걸은 것 같구나. 그런데 나는 도무지 향기를 들어 볼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 걸? 뭐 좋은 방법이라도 있니?”

    “방금 제가 찾았어요. 저기, ‘시가 있는 산책로’가 보이세요? 저 곳에 가서 눈을 감아보세요. 제가 멋지게 시를 읽어 드릴게요. 그러면 분명히 귀로도 향기가 들릴 거예요!”

    아침광장의 잔디밭 위쪽으로 굽은 길이 하나 보인다. 겨울에는 오색별빛정원전이 열리는 이곳. 여기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기분이 있다는데?

    “아침고요수목원의 정원들은 하나같이 예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하늘길을 따라 걸으니 하늘정원이 나오네요? 와, 이것 좀 보세요! 사방에 온통 수국화와 구절초,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지천이에요!”

    “마치 하늘로 올라온 것만 같은 기분이구나. 숲속 천국에 온 것 같기도 한데?”

    하늘정원에서 눈길을 조금만 돌려보면,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갈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 하여 선녀탕이라고 이름붙인 작은 폭포가 있다.

    “저 아름다운 풍경을 좀 봐!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주 시원해 보이는구나. 물도 정말 맑은데? 밤이면 몰래 선녀가 내려올 것 같구나.”

    “여기서 목욕을 하면 저도 선녀가 될 수 있는 거예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저 맑은 물에 발이라도 한 번 담가보고 갈래요!”

    하늘길은 하늘정원과 선녀탕을 지나서도 계속 이어진다. 하얀 달빛이 땅 위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 같은 아름다운 정원, 달빛정원의 향기를 마음으로 맡아볼까?

    “와! 정원은 모두 아름답지만, 이 정원은 정말 특별해요. 하얀 교회 주변에 피어 있는 하얀 꽃들이 마치 눈송이들 같아요!”

    “정말 그렇구나. 엄숙하기도 하고, 또 신비롭기도 한 정원이네. 이곳이 요새 프러포즈 장소로 그렇게 각광받고 있다는데,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아.”

    아침고요수목원에 왔다면, 체험 코스를 빼 놓을 수 없다. 천연미스트 만들기, 천연비누 만들기, 피리 목걸이 만들기 등등 다양한 체험이 있는데, 하나를 골라볼까?

    “토피어리를 만들어 봐요! 학교 특별활동에도 토피어리 반이 있는데, 거기 꼭 한 번 들어보고 싶었거든요. 이끼를 직접 심어볼 수 있다니, 의미 있기까지 한 활동 같아요!”

    “집에 가서도 잘 키울 수 있을 거라고 믿을게. 아기 곰과 마찬가지로, 네가 만든 아기 곰 모양 토피어리도 엄연히 살아있는 생물이니까 말이야!”

    아직 뭔가 더 남은 것 같은데? 수목원 입구에는 허브샵 정원가게가 있다. 처음에 말했던 허브 이름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면 성공!

    “어쩐지 뭔가 허전하다 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먹는 게 빠졌네요!” “하하! 그래, 그래. 어떤 허브가 가장 마음에 들었니?”

    “저는 로즈마리요! 이름이 정말 예쁜 것 같아요. 외딴 성에 사는 공주님이 생각나는 것 같지 않아요? 로즈마리 차를 마시면, 공주님이 된 기분이 들 것만 같아요.”

    지금까지 <트래블아이>와 함께 둘러본 곳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계절마다 새로운 꽃과 축제가 피어나는 곳인 만큼, 아침고요수목원에 가고자 할 때에는 공식 홈페이지에 미리 들러 보는 것이 좋습니다. 천여 년 동안이나 살아온 나무인 아침고요수목원의 상징, 천년향에 소원 한 가지를 빌고 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감으로 느껴본 아침고요수목원은 어떠셨나요? 한동안 진한 꽃향기가 몸에 배어있을 것만 같은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화분 하나를 장만해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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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된 새로움

    오래된 새로움

    지역부산광역시 서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오래된 새로움

    • 프롤로그
    • 1.동양의 나폴리!
    • 2.느릿느릿, 거북섬
    • 3.절벽 위를 걷다
    • 4.원시 자연 공원?
    • 5.그늘 속에서의 휴식
    • 6.아슬아슬
    • 7.곳곳의 어울림
    • 8.조화로움의 매력
    • 에필로그

    오래된 새로움

    - 부산광역시 서구 -

    예로부터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라 하는 부산 서구. 이곳에 다다르면 시원한 바닷소리가 울창한 소나무에 쓸리는 듯한 묘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조금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둥글게 바다를 감싼 해변이 보입니다. 바로 ‘송도해수욕장’입니다. 그 해변을 중심으로 바다와 울창한 건물 숲이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새로움을 느끼며, 오늘은 부산의 첫 명물로 불리었던 곳들 둘러볼까 합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오래된 것에 대한 새로움과 조화로움에 대해 느껴라!’입니다.

    송도 해수욕장의 전경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린단다.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바다를 둘러 싼 이 해변의 정취가 불만 없이 그 말을 이해하게 만든다.

    “올해 100살이 된 송도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해수욕장이라고 해. 여름에만 찾는 것이 아니라, 이곳은 이제 사계절 해수욕장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해.”

    “바다에 떠 있는 고래가 참 재미있지 않아? 늘 그 자리에서 송도를 지키며 송도를 즐기고 있는 것 같아. 그런데 저 고래는 왜 바다 한 가운데 서 있는 것일까?”

    해변에서부터 시작된 연륙교가 바다를 가로지르더니 한 섬의 등에 닿았다. 본래는 구름다리가 있던 자리로, 부산의 명물로 불린 적도 있단다.

    “연륙교 입구에 세워진 커다란 동그라미 조형물과, 그로부터 이어진 연륙교에는 밤이 되면 더 아름다운 경치를 뽐낸다고 해.”

    “거북섬으로 들어가는 길에 터널 같은 것이 있어! 자연 터널은 아닌 것 같은데, 저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폭은 겨우 1m, 그 길이는 20분을 걸어야 벅차게 다 닿을 정도로 길게 이어진다. 절경을 따라 걷다가 들리는 바닷소리가 쾌감을 더해준다.

    “이 길을 따라가니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야! 좁을 길을 걸어가다 만나는 전경들도 하나도 빠짐없이 특이하고 아름다워!”

    “바다의 빛깔도 너무나 아름답지만, 기암절벽들이 가진 모습도 정말 독특하지 않아? 바위들에 쌓인 겹겹의 색을 모두 세다보면 날이 가는지도 모르겠어!”

    이곳은 말 그대로 기암절벽 전시장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기암절벽과 그가 키워 낸 소나무 숲이 이루어낸 공원이란다.

    “절벽을 향해있는 벤치가 정말 특이해. 바다 풍경이 아니라 아름다운 역사와 자연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정벽을 향해 두다니, 정말 대단해.”

    “아무리 절벽이 마음에 든다고 해도, 소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빼먹으면 안 된다!”

    안남공원의 산길을 걷다보며 잠시 쉬어 갈만한 그늘을 만나게 된다. 그 옆에는 옛 바다사람들의 생명수이었을 법한 작은 샘물이 하나 흐르고 있다.

    “나무가 자아낸 나무 그늘이 참 포근해. 이렇게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내는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일까? 또 이 자연의 소리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을까?”

    “지금은 이 그늘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지만, 예전에는 이곳이 간절함의 상징이었다고 해. 바다에 나간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여인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니?”

    앞서가던 등산객 아저씨가 장난스럽게 뒤를 돌아본다. 이런, 산 계곡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흔들다리를 흔들며 장난을 시작한다. 얼른 지나가야 하는데!

    “흔들다리가 잇고 있는 바위와 바위 사이의 높이가 정말 아찔해! 이런 풍경을 지날 수 있다는 생각은 누가 했을까?”

    “이 송도해수욕장과 안남공원을 처음 개발한 일본인들도 이런 아름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 했을 거야. 이제는 재정비되어 안정하고, 경관도 더 잘 볼 수 있어!”

    의미를 알 수 없는 조형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안남공원. 산과 바다, 기암절벽을 구경하기에도 많은데, 이것들까지 언제 다 둘러보지!

    “말 머리처럼 생긴 재미있는 바위네. 저 조각 위에 올라앉아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어!”

    “섬세하게 만들어진 조각은 아니지만, 오히려 투박한 모습이 더 재미있어. 자연적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바위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기암적벽과 어울려서 재미있는 조각상들이 이어져있으니 볼거리가 정말 많구나!”

    송도해수욕장에서 이어진 산책로와 안남공원까지. 재미있는 풍경이 끝없이 펼쳐진다. 한 쪽으로는 끝없는 부산바다, 다른 쪽으로는 치솟은 빌딩들까지. 이런 조화가 또 있을까!

    “해녀가 물질을 하고 있어! 아직도 해녀가 있구나. 망망대해에 혼자 떠 있지만, 바다에 잘 어우러진 모습이야.”

    “빨간 등대의 모습도 너무 아름다워. 온통 푸르거나 흰색의 방파제의 모습만 보다가 선명한 색의 등대를 보니, 그 강렬함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의 해수욕장이, 아직도 굳건하게 그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요? 언제나 아름다웠을 것만 같은 이 부산 서구의 ‘송도 해수욕장’은 자연재해를 겪기를 여러 번. 그 결과 잘 정비된 안전하고 아름다운 해변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에 들려 오래된 아름다움에 대한 정취를 느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이제는 슬프지 않은 모습과 역사를 가진 송도 해수욕장. 그리고 그 해변의 길은 아름다움과 조화에 대한 답을 들려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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