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음식정보 전통시장 여행지추천 지역축제 테마여행

오른쪽으로 이동왼쪽으로 이동

미션패밀리 Mission family

등록순 호감도순
  • 숭고한 넋이 잠들어 있는 곳

    숭고한 넋이 잠들어 있는 곳

    지역인천광역시 연수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숭고한 넋이 잠들어 있는 곳

    • 프롤로그
    • 1.최대 규모의 상륙작전
    • 2.겁먹을 필요는 없다.
    • 3.전쟁이 일어나면?
    • 4.할아버지의 모습
    • 5.두 눈을 감으면
    • 6.생생한 기억에 맺히는 눈물
    • 7.고개를 숙이고 마음을 다한다.
    • 8.잠들어 있는 넋을 위한 위로
    • 에필로그

    숭고한 넋이 잠들어 있는 곳

    - 인천광역시 연수구 -

    두 눈을 감으면 꿈결인 듯 몽롱한 기억이 혹은 마치 어제 겪은 일처럼 생생한 기억이 떠오를 때도 있다. 그것은 실감(實感)의 차이에서부터 오는 것으로, 겪은 것 같은 느낌 혹은 겪고 있음에도 동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의 차이 말이다. 현재 휴전을 실감하지 못하는 세대들도 연수구의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을 둘러보면 실로 전시상황임을 실감하게 되고 숭고한 영령들의 넋 앞에 절로 경건해진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숭고한 넋을 기리고 잠들어 있는 아픔을 실감하고 오라’입니다.

    때는 1950년, 6·25전쟁 당시 국군과 유엔군이 반격을 시작하는 최대 규모의 상륙작전이 계획된다. 작전명은 ‘인천’이 아니었을까?

    “갑자기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왜? 그것도 애까지 데리고. 어렸을 때는 그렇게 무서워하더니.”

    “아이 유치원 숙제 때문에. 그런데 할아버지가 인천상륙작전 참전용사라고 하지 않았어?” “그래, 그래서 너 어렸을 때 종종 데리고 왔었는데 벌써 새까맣게 까먹은 거니?”

    굳은 표정의 수호비와 사진자료들, 위압적인 전투기와 탱크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저 그것들에 당시의 아픈 기억들이 켜켜이 쌓여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면 된다.

    “이곳은 여기에서 지금 우리가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열심히 싸워주신 분들을 기리는 곳이야. 그러니 무서워 할 필요가 없단다.”

    “그렇지만 여긴 너무 조용하고 무서운 탱크도 보이는 걸요? 저기 무서운 표정의 아저씨도 그렇고.”

    아이가 조몰락거리던 손을 번쩍 들며 묻는다.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냐고. 그렇게 아이는 점점 실감이 나나보다. 그럴 땐 무슨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까?

    “그런데,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해요?”

    “글쎄, 그러고 보니 엄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네, 아마 이때처럼 지금도 열심히 나라를 지키고 있는 멋있는 군인아저씨들이 계시니까 안전할거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단다.”

    아이가 낯선 할아버지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이내 여기에 할아버지가 보인다고 한다.

    “어! 엄마, 할머니! 여기 할아버지가 보여요.” “어디보자, 엄마는 잘 안 보이는데?”

    “잘 보세요. 저기서 열심히 싸우고 계시는 거 안보이세요?” “그럼 눈을 감고 마음으로 찾아볼까?”

    두 눈을 감으니 실제 겪은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날의 웅장한 총성들이 귓가에 맴돈다. 더불어 호국영령들의 얼굴도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간다.

    “엄마, 울어요? 왜 울어요? 엄마도 무서운 거예요?” “아니, 갑자기 엄마의 할아버지가 생각이 나서 그래. 저기 사진들 보이지?

    전쟁이 났을 때 상황이란다. 저기에 엄마의 할아버지가 계셨어. 그래서 너무 자랑스러워서 눈물이 나오는 거야.”

    가슴이 저민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리라. 평소에는 실감하지 못하였기에 더 먹먹한 것일 것이다. 생생한 흔적들이 눈앞에 펼쳐져 그만 눈물이 맺힌다.

    “어쩐지 전쟁이라는 단어나 평화에 대한 의미조차 멀게만 느껴졌는데,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 줄 몰랐어요.”

    “그래, 우리 같이 참전유공자 가족들도 그런데 요즘 세대 사람들은 오죽하겠니.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데도 발길 한 번 않는 이들도 많다더구나.”

    고개를 숙여 묵념을 한다. 아이도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묵념을 한다. 마음을 다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감은 두 눈과 앙다문 입술이 마음을 대신하는 듯하다.

    “자, 이제 묵념하고 가자. 눈감고 호국영령에게 목숨 바쳐 나라를 지켜주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다하는 거야.”

    “무슨 생각했어?” “전쟁나지 않게 해달라고요. 그리고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요.”

    자유와 평화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영령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눈으로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 마음을 다하여 기리는 것이 아닐까?

    “아이 숙제 덕분에 새로운 시간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매번 무슨 날이면 텔레비전으로 슥 보고 지나갔는데, 이렇게 할아버지께서 가까이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에요.”

    “그래, 이렇게 잠잠히 잠들어 있는 아픔을 조금이라도 실감하고 넋을 기리는 것만으로 아이에게도 충분히 뜻 깊은 시간이 되었을 게다.”

    땅이 요동치고 하늘이 울리던 그날의 기억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집니다. 지나간 자리에 흔적이나 흉터는 남을지언정 얼룩은 점점 옅어지겠지요. 그렇듯 기억도 점점 희미해집니다. 침략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위기 앞에 목숨 바쳐 민주주의를 지켜낸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고스란히 잠들어 있는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이곳에서 가끔씩이라도 우리가 기억해야 하며 그 뜻을 소중히 기리고 굳은 입술과 표정으로 전달되는 그 단단한 마음을 실로 실감하고 느끼고 돌아오는 건 어떨까요?

    알아보기
    닫기
  • 40년 내공의 맛

    40년 내공의 맛

    지역광주광역시 광산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40년 내공의 맛

    • 프롤로그
    • 1.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모아지면
    • 2.추억의 떡갈비
    • 3.참을 수 없는 그 맛
    • 4.단출했던 차림표
    • 5.쌈 크게 싸서!
    • 6.뜨끈한 갈비탕? 시원한 후식냉면?!
    • 7.빼놓으면 아쉬운 그것!
    • 8.맛에 깃들인 멋
    • 에필로그

    40년 내공의 맛

    - 광주광역시 광산구 -

    꼭 광주 광산구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맛이 있습니다. 비주얼로 봐서는 마치 함박스테이크를 연상시키지만 분명 철판에 내오는 떡갈비입니다.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시각부터 시작해 후각과 미각을 강하게 잡아당기는 송정떡갈비. 현재 광산구청 주변에 조성된 떡갈비 거리에는 12개 업소가 들어서 있습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 골목은, 여전히 과거의 그 소박한 멋과 맛을 간직하고 있을까요?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맛과 멋을 갖춘 음식점들이 들어찰수록 구에서는 지속적으로 환경·위생까지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는 송정떡갈비거리. 어떤 계기로 특화거리로 발전한 걸까?

    “와~ 여기에 ‘광산 ’ 지정서와 지정표지판이 부착되어 있구나.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면서 특색 있는 메뉴와 원조 맛을 대물림하고 있는 맛집만이 마크를 달 수 있다지?”

    “과거 본연의 맛을 살리려는 식당과 늘 주민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지자체의 생각이 맞아 떨어진 거로구나!”

    이제는 엄청나게 불어난 규모만큼이나 맛 또한 과거 주인의 정이 오롯하게 담긴 맛은 사라졌다고 아쉬워하는 이들도 간혹 있다. 과거의 떡갈비 맛은 어떠했을까?

    “송정동도 이렇게 현대화됐구나.”

    “예전 다 쓰러져가는 간판 하나 달랑 있던 송정떡갈비집이 문뜩 생각나. 허름한 곳에서 간혹 맛보던 그 맛, 아직도 고소한 그 맛이 남아 있지만, 왠지 그 시절이 사뭇 그리워지기도 하는걸."

    하지만 그 큰 규모의 식당으로 발전했는데도 여전히 대기표를 받아야 하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불평불만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주인은 할머니가 아들과 며느리로 넘어갔지만 지금도 옛 이름 그대로야. 이 집은 오랜 전통의 레시피도 참 특이해. 양념비법을 고수하면서 직화로 구워내는 방식, 초벌 뒤에 한 번 더 철판에 내오는 것까지.”

    ”그러게. 아~ 옛날 양은그릇에 내어주던 갈비탕도 여전하네! 얼른 맛보고 싶다!”

    산구청 주위에는 떡갈비거리가 조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송정떡갈비가 원조다. 메뉴는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름만 보고도 처음부터 여기가 바로 원조였으리라고 식객들은 짐작했겠지.” “맞아. 그런데 메뉴를 보니 예전과 좀 달라지긴 했어.”

    “공깃밥, 비빔밥뿐이었는데 육회랑 냉면도 추가됐네. 식당을 유지하면서 변한 것도 그대로인 것도 모두 정감이 묻어나.”

    야들야들하면서도 달콤한 이곳 떡갈비는 여타 갈비와 차이점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 쌈으로 먹는다는 것. 이제 직접 그 맛을 보는 일만 남았다!

    “철판에 올려 내와 온기가 오래간다. 조리면서 익힌 갈빗살은 보드랍고 비린내도 전혀 없어. 야들야들하니 입에 착 감기는구나!”

    “자, 이렇게 쌈을 싸서 먹어봐! 쌈장에 듬뿍 찍어 각종 야채를 올리고 천천히 음미하면 돼!” “음~ 달착지근함 뒤에 오랫동안 남는 고소한 맛이 참 풍성하다!”

    언뜻 선술집 같은 분위기에 달콤한 떡갈비를 맛보고 있으려니 아까 차림표에서 보았던 후식냉면이 떠오른다. 어디, 다시 젓가락을 들어볼까?

    “후루룩, 후루룩, 캬~! 갈비탕과 함께 먹는데도 전혀 느끼함이 없어!” “이 후식냉면도 국물이 참 맛깔나! 고기에 싸서 먹으니 더 좋네!”

    “하하호호 웃음소리, 잔 부딪히는 소리, 듣기만 해도 배부른 소리들이 건넛방에서 넘어오니 흥이 더하는구나!”

    떡갈비를 다 먹고 난 뒤 이것을 추가로 꼭 먹지 않으면 안 된다는데. 이것을 빼놓으면 돌아가는 발걸음이 꽤 아쉽다고!

    “잘~ 먹었다! 하지만 뭔가 섭섭하다고 해야 할까.” “후식으로 식혜를 배놓았구나!”

    “이야~ 식혜 맛도 참 진하다. 요구르트도 선택할 수 있네.” “아이스크림도 셀프로 콘에 담을 수가 있으니 참 괜찮다!”

    식당을 나오면서 무심코 던져본 질문, 예나 지금이나 역시 ‘떡갈비의 진수’ 할 수 있을까? 여전히 떡갈비 본연의 맛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옛날 아빠, 엄마와 손 붙잡고 와서 먹던 겁나게 맛있던 그 맛은 아니야.” “지금은 먹는 게 귀했던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의 맛과 낭만이 깃든 ‘멋있는 맛’이 빠져 있기 때문이겠지. 애석해하게도 영혼을 빼앗겨버렸다고나 할까.”

    “맛이란 게 꼭 변하지 않아도 먹거리 홍수 속에 우리 입맛도 얄밉게 달라지는 건 아닐까?”

    송정떡갈비거리는 미식가들의 발길을 이끌 정도로 이 나 있습니다. 먹는 게 귀했던 시절 광주 시골마을의 넉넉한 인심을 반추하려 물어물어 찾는 집들도 상당합니다. 분위기가 옛날과 많이 달라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그때의 ‘멋있는 맛’이 아닌지라 또 한 번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성과 인심은 여전합니다. 특히 송정떡갈비는 지금도 그때 이름 그대로입니다. 그 하나만으로도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기에 즐겁게 발걸음을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광주의 넉넉한 인심을 쫓아 떡갈비골목에 한번 들러보는 건 어떠세요?

    알아보기
    닫기
  • 산책하듯 휴식하듯

    산책하듯 휴식하듯

    지역전라북도 익산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산책하듯 휴식하듯

    • 프롤로그
    • 1.세곡을 운반하기 위한 출발점
    • 2.시간이 멈춘 공간 성당포구
    • 3.이름부터 정겨운 길
    • 4.자유로의 초대
    • 5.애틋한 사랑이 담긴 공원
    • 6.궁의 정원
    • 7.조각으로 말하다
    • 8.평범함 속에 넘치는 감동
    • 에필로그

    산책하듯 휴식하듯

    - 전라북도 익산시 -

    백제의 혼이 서려있는 익산은 금강변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자유로움으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들로 가득합니다. 커다란 공간에 조용히 걸음만 하더라도 과거 지역민들이 만선의 꿈을 안고 돌아오는 성당포구를 만날 수 있고, 서동과 선화의 꿈이 새겨진 궁의 정원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도 단순합니다. 그저 거닐며 일상의 쉼표를 찍고 돌아오면 됩니다. 익산의 호젓한 산책길을 따라 공원을 둘러보는 여행은 마음을 평온케 하고 힐링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호젓한 길 위에서 성당포구를 알리는 석상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성당포구 생태공원에 닿기 전 이곳의 역사도 가늠해볼 수 있다.

    “시골풍경은 언제 봐도 정겨운 것 같아. 성당포구마을 입구에서 이런 생태공원도 만나게 되니 기분이 참 좋아. 그런데 과거에 이 포구에서는 무엇을 운반했을까?”

    “조선시대 때 금강과 서해를 거쳐 한양으로 세곡을 운반하기 위한 곳이었다고 해. 포구에는 그 옛날 만선을 꿈꾸던 어부들의 흔적도 찾을 수 있을까?”

    인적이 사라진 곳에 배 한척만이 쓸쓸히 정박해있다. 그 옛날 포구로 드나들던 사람들의 발자국은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금강 물줄기는 이렇게 아름답게 흘러가는데 외로운 황포돛대만 덩그러니 머물고 있네. 황포돛배는 지난날의 시간들을 다 기억하고 있을 것만 같아.”

    “이 곳은 왠지 시간의 흐름이 멈춘 공간처럼 느껴져. 만선의 꿈과 무사항해를 기원하던 조상들의 마음이 과거의 시간 그대로 물 위에 비춰지는 것 같아.”

    뒤안길, 소달구지길로 들어서는 생태공원. 넓게 펼쳐진 자연에 절로 긴 호흡을 들이마셔 본다. 오래된 풍경과 정겨운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마음이 절로 풍요로워진다.

    “느릿한 걸음으로 걷는 것 자체가 힐링이 되는 것 같지 않니?”

    “맞아, 오래된 풍경과 고즈넉한 고향의 정취가 느껴지며 괜스레 웃음이 난달까?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흙길이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 왠지 이곳은 시간도 천천히 갈 것만 같은데?”

    혼자 걸어도, 함께 걸어도 좋은 공원길은 또 있다. 금마저수지를 끼고 있는 시원한 조각공원인 서동공원은 자전거하이킹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더 조용한 것 같아. 그래서인지 꼭 이곳이 나만을 위한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해.”

    “콧노래가 절로 나와. 눈부신 햇볕도 마냥 즐겁기만 해. 혼자만의 공간에 있는 듯해서 사색에 빠지기 좋은 날이야.”

    익산은 서동요를 통해 신라 선화공주의 사랑을 얻고 백제 무왕에 오른 서동의 탄생지이다. 4만평 부지의 서동공원에는 서동과 선화 아름다운 이야기가 흐른다.

    “좋은 사람들과 저수지가 보이는 이 공원에 앉아 아름다운 분수를 보며 더위도 식히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서동과 선화의 사랑을 우리가 다시 이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지?”

    “정말 그래. 잔디광장과 미륵광장, 수변광장, 야외무대 등이 꽃과 나무, 야외조명이 함께 어우러져 더 아늑한 맛이 있어. 과연 익산의 대표적인 나들이 장소로 꼽힐 만해.”

    봄에는 철쭉이 환영하며 여름에는 저수지 물결이 푸르른 이 공원에는 궁남지 연못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신라 선화공주와 결혼한 백제 무왕의 전설을 이야기해보자.

    “이 궁남지에 대해 삼국사기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어.‘백제 무왕 35년(634) 궁의 남쪽에 못을 파고 이십여 리 밖에서 물을 끌어다가 채우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었으며 못 가운데 섬을 만들었는데 방장선산(方丈仙山)을 상징한 것’이라고.”

    “그렇다면 이 연못은 백제 무왕 때 만든 궁의 정원이었던 걸까?”

    국내 유명 조각가의 작품과 서동요 조각을 비롯해 중앙광장에는 무왕 동상이 위치하고 있는 서동공원. 다양한 사진을 찍어 볼 수 있어 한층 재미가 있는 공간이다.

    “백제가 삼국 중에서도 정원을 꾸미는 기술이 뛰어났었음을 이곳에 와서 알게 됐어. 삼한시대 마한의 역사와 생활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마한관도 이 근처에 있대.”

    “그래? 그러면 거기 가기 전에 이걸 한번 봐봐. 십이지신상이야. 정말 멋있지 않니?” “정말. 저마다 개성이 참 독특한 조각들이네. 하나하나 전부 카메라에 담고 싶은걸.”

    공원을 빠져나와도 정겨운 산책길은 계속된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들꽃, 짙은 풀냄새와 멀리보이는 허수아비까지. 평범한 길 위에서 어느새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산책과 휴식이 있는 공원들을 둘러보니 지역 전체가 참 정겹다는 생각도 들어. 힐링, 이 단어만 떠올리고도 주저 없이 다시 찾게 될 것 같아.”

    “맞아 언뜻 보면 평범한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작은 감동이 넘친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어.”

    여행을 마무리 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복잡한 마음이 좀 가셨어’라는 생각이 들 때 아닌가요? ‘힐링’이라는 단어가 새삼 이 시대를 대표하는 우리네 삶의 도피처가 되어버렸고 실제 많은 사람들은 힐링을 위해 가깝거나 혹은 먼 곳을 찾아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합니다. 하지만 작고 느린 여유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성당포구생태공원이나 서동공원처럼 말이죠. 여러분도 지난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이곳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마음의 쉼표를 얻어가는 건 어떨까요?

    알아보기
    닫기
  • 변하지 않도록 지켜낸 것들

    변하지 않도록 지켜낸 것들

    지역경상북도 경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1-02 호감도

    변하지 않도록 지켜낸 것들

    • 프롤로그
    • 1.변하지 않는 것
    • 2. 둘러싸인 청산에 마음을 씻다
    • 3.선비의 삶을 만나다
    • 4.최부잣집 안방에는
    • 5.산 너머 일출을 맞이하다
    • 6.일제가 두려워한 우물
    • 7.천년의 미소
    • 8.경주의 또 다른 보물
    • 에필로그

    변하지 않도록 지켜낸 것들

    - 경상북도 경주시 -

    신라 천년수도로 도시 그 자체로 문화유산이라 불리는 곳. 수학여행과 교과서여행의 메카로 역사공부는 물론 휴양지의 힐링 감성까지 만끽할 수 있는 곳, 바로 경상북도 경주입니다. 신라의 역사를 모두 품어 문화적 유적이 되어버린 이곳 경주에는 수많은 국보, 보물들이 산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통, 역사, 문화를 이해하고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볼 것, 배울 것이 많은 경주에는 많은 절대반지가 숨겨져 있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 ‘경주의 또 다른 이면을 체험해보자!’입니다.

    역사는 흐르고, 또 흘러온 역사는 쌓인다. 그리고 새롭게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또 어떤 것은 없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역사의 배경이 되어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연환경은 그 모습을 지켜내는 단 하나의 것이란다.”

    “그렇다면 수많은 역사가 지나온 경주의 본 모습은 모두 자연에서 시작되었겠네요. 경주의 자연이 정말 궁금해요!”

    마음을 씻는 마을. 도의 근본인 마음 닦음을 자연에서 저절로 느낄 수 있는 곳.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옥산세심마을의 자연은 어떠할까?

    “독락당 주변의 산과 자계천의 바위에는 ‘사산오대’라는 이름이 붙어있단다. 그 중 하나인 세심대는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의미로 이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되었어.”

    “자연을 그대로 느끼고,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탐방코스도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보니 마을을 씻고 정비하기에 좋은 곳인 것 같아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 아름답고 고풍스런 조선시대 건축이 100여 채나 있고, 선비문화가 있고, 조선시대 반가의 삶이 있다.

    “경주 손씨와 여강 이씨 종가가 500여 년 동안 전통을 잇고 있는 유서 깊은 반촌마을이야. 그만큼 다양한 가옥 구성을 볼 수가 있지!”

    “와~ 마을 안에서는 유교 전통문화와 관습 등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참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네요. 시골집에서 하루 민박하면서 전부 경험해보고 갔으면….”

    월성 서편에는 교동이라는 마을이 있다. 신라때 국학이라는 학교시설이 있었던 마을이며, 지금의 경주향교가 그 터라고 알려진 유서 깊은 마을이다.

    “마을 안쪽 넓은 골목길 안쪽에 경주최씨 종가댁과 소종가의 대문이 시선을 가로막는군요. 종가댁은 현재 몇 대째 살고 있을까요?”

    “1700년경 이 가옥을 지었다고 하니까 족히 9~10대는 이어오고 있지 않을까?” “경주 최부자집으로 널리 알려진 최씨의 종가는 어디로 가면 만날 수 있을까요?”

    토함산 석굴암 통일대종 광장에서 31일 밤 11시부터 새해 오전 1시까지 시민들의 소원성취와 우리 민족의 번영을 기원하는 타종과 소망기원 대제 행사가 성황리에 열린다.

    “토함산을 타고 넘어오는 공기와, 그 너머 동해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쏟아지면 꼭 호랑이가 나타나 힘을 과시하느라 포효할 것 만 같아요.”

    “그래, 그만큼 건강한 자연과 본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이곳에 그 기운이 응집되는 듯해. 토함산 석굴암에서 맞는 새해는 얼마나 특별할까?”

    추령고개를 넘어 협곡을 가로지르는 멋진 도로를 지나면 무려 1500년 전 세워진 신라 대표 사찰 기림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그 역사만큼이나 많은 설화를 가지고 있다. “선덕여왕 때 천축국 승려 광유가 창건하고 원효대사가 확장한 이곳 탄생설화를 들어본 적 있니?”

    “글쎄요. 그 설화만 보면 여기가 신라 최초의 사찰이라 추정하기도 한다던데요. 아참! 또 다섯 가지의 맛을 내는 약수가 나온다는 오정수에 관한 설화는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장군수는 일제가 두려워 막아버렸다는 이곳 우물들 이야기는 설화가 아닌 실화란다.”

    기림사 골짜기에 위치한 골굴암의 높은 암벽을 따라가면 자연굴을 이용하여 만든 12개의 석굴을 만날 수 있다. 이중 가장 윗부분에 특별한 분을 모셔놨다는데?

    “겸재의 ‘골굴석굴’에는 목조전실이 한때 묘사되었다는데, 지금은 바위에 그 흔적만 있네.”

    “그래도 이 바위에 새겨진 부처의 얼굴은 아직 생생한걸요! 평판한 신체, 직선적인 신체 윤곽선, 얇게 빚은 듯한 계단식 옷주름, 무릎의 물결식 옷주름, 어깨의 V꼴 옷주름 등이 모두 살아 있어요!”

    신라, 그리고 신라를 있도록 했던 경주의 자연. 경주에서 흘러온 역사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 쌓여왔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자연과 함께 하지 않을까?

    “경주는 잘 보존되어온 역사와 문화재만 유명해서 자연경관이 이렇게 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

    “네, 역사만큼이나 잘 보존되어온 자연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문화재만 알고 지식자랑을 했던 것이 부끄러워지는걸요?”

    신라 천년간의 역사가 흘러가며 남긴 기록들과 문화재는 모두 경주의 자연을 배경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화려하게 꽃피었던 신라 역사의 토대가 된 자연경관은 앞으로도 경주의 발전과 함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도 성장하게 할 것입니다. 문화재만 관리하기 바쁜 요즘 시대의 관광지. 하지만 경주는 문화재와 더불어 변하지 않는 자연을 이어오는 세계적인 문화유산 도시임이 분명합니다. 여러분도 몇 번이고 보았던 문화재가 지겹게 느껴진다면 새로운 경주의 보물을 찾아 나서보는 것은 어떤가요?

    알아보기
    닫기
  • 도심에 숨겨진 반전매력

    도심에 숨겨진 반전매력

    지역서울특별시 강남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도심에 숨겨진 반전매력

    • 프롤로그
    • 1.시작은 평범하게
    • 2.등잔 밑이 어둡다
    • 3.천 년의 세월을 품다
    • 4.조용히 합장 한 번
    • 5.어느 쪽으로 가 볼까?
    • 6.자랑스런 세계 유산
    • 7.조심조심, 밟으면 안 되는 길
    • 8.지켜지다
    • 에필로그

    도심에 숨겨진 반전매력

    - 서울특별시 강남구 -

    강남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2012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강남 스타일’? 바빠 보이는 사람들과 높다란 빌딩 숲?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활기찬 강남역? 어느 것 하나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트래블아이>는 강남구의 보다 특별한 매력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와 함께 알아볼 것은 도심 속에서도 유유히 제 모습을 간직한 여유롭고 향기로운 곳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의 미션, ‘강남구 속의 고즈넉한 반전매력을 샅샅이 파헤쳐라!’

    강남구의 반전매력을 찾기 위한 출발지점은 삼성역의 코엑스. 강남구에서도 가장 붐비는 곳들 중 하나인 이곳. 특별한 여행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지 살펴보자.

    “여기에 서서 보니 강남구는 정말 바쁜 곳이구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좀 봐. 다들 자신감에 넘쳐 보여. 모두들 남몰래 꿈꾸고 있다는 ‘강남에서의 삶’이 바로 이런 걸까?”

    “그러니? 난 오히려 사람들이 모두 조금 지쳐 보이는 것 같아. 이 바쁜 곳에도 마음을 시원하게 식힐 수 있는 힐링 포인트가 있으면 좋을 텐데. 어디, 어떤지 가 볼까?”

    첫 번째 행선지는 코엑스 건물에서 길을 하나 건너기만 하면 된다. 고작 10분이 되지 않는 거리이지만, 강남구가 숨겨둔 이 첫 번째 보물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터.

    “이렇게 가깝단 말이야? 굳이 코엑스 건물에서 출발한 이유가 있었구나. 앗, 그런데 저게 뭐지? 절? 이 강남구 한복판에 절이 있단 말이야?”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와 보는 건 나도 처음이야. 등 뒤에는 강남구 제일의 ‘핫플레이스’가운데 하나인 코엑스, 눈앞에는 봉은사라니!”

    도심 속에 있다 하여 그 역사가 짧을 것이라 지레짐작해서는 곤란하다. 신라의 고승 연회국사가 원성왕 10년에 창건한 봉은사는 천 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품고 있기 때문.

    “소나무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정말 멋스러운 걸? 소박하면서도 웅장한 이 모습! 여기가 강남 한 복판이라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

    “나도 그래. 강남구에서 화려함만을 찾았던 내 자신의 모습을 반성해보게 되는데? 봉은사에서 가장 오래 된 건물은 ‘판전’이라고 하니, 어디 한 번 찾아볼까?”

    봉은사를 찾았다면 반드시 보아야 할 것 중 하나는 바로 미륵대불. 높이가 23m에 달하는 이 거대한 미륵상은 우리나라 최대 크기의 미륵상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와, 정말 대단한 크기야! 도심을 굽어보고 있는 저 인자한 얼굴! 지치고 힘들 때 이곳을 찾는다면 마음의 안정을 얻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우리도 합장 한 번 할까? 왠지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소원을 빌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봉은사에서 약 1km쯤 떨어진 곳에는 선릉과 정릉이 위치해 있다. 성동대왕과 동계비 정현왕후 윤씨의 능인 선릉과 중종대왕의 능인 정릉. 어느 쪽으로 먼저 가 볼까?

    “선릉? 선릉역의 ‘선릉’이 여기에서 온 이름이었구나! 강남구에 한두 번 와 본 것이 아닌데도 선릉에 와 본 적이 없다니, 조금 부끄러워지는데?”

    “그럼 먼저 선릉으로 가 볼까? 성종이라면 조선조 초기의 전반적인 체제를 안정시킨 현군인데, 그분의 능을 볼 수 있다니 마음이 두근거려.”

    조선왕릉은 조선왕조의 독특한 장묘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당대의 문화와 예술이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이기도 하다.

    “조선왕릉은 2007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해. 서울에만 해도 여덟 개의 조선왕릉이 있다고 하니, 이 왕릉들을 모두 둘러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내 생각도 그래. 이렇게 대단한 것들의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지금껏 둘러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성하고 있다고.”

    선릉의 입구에 위치한 붉은 문인 홍살문. 정자각까지 이어져 있는 두 갈래의 길이 인상적이다. 이 두 길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길 앞에 작은 표지석이 있어. 한 번 읽어 볼까?” “어디 보자⋯⋯. 왼쪽 길은 ‘왕릉에 묻히신 왕과 왕비의 혼령이 다니는 길’이래! 큰일 날 뻔 했는걸? 오른쪽 길을 밟으며 가야겠어.”

    “길 하나에도 의미가 있는 거로구나. 행동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겠어.”

    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엇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석물들의 방향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하니, 천천히 능을 둘러보자.

    “이상한 일이지. 능을 보고 있으니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야.”

    “그건 여기 우리와 능을 둘러싼 이 모든 것들이 수백 년에 걸쳐 이곳을 지켜 왔기 때문이 아닐까? 선조들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으니,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강남구가 숨기고 있는 반전매력, 어떠셨나요? 강남에서 가장 붐비는 곳인 코엑스에서 도심 속의 천년고찰 봉은사, 세계유산 중 하나인 선릉까지. 오늘의 탐사 여행은 특히나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우리들의 주변에도 여행지들이 숨어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트래블아이는 마음만 먹는다면, 그리고 눈을 크게 뜨고 있다면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 멋진 여행이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답니다.

    알아보기
    닫기
  • 물음표를 달고 가는 시장

    물음표를 달고 가는 시장

    지역광주광역시 북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물음표를 달고 가는 시장

    • 프롤로그
    • 1.한권씩 가져가세요.
    • 2.말발굽소리가 들린다.
    • 3.생소한 것을 찾고자 한다면
    • 4.할머니들이 만든 거리
    • 5.자글자글 주름에 피어난 꽃
    • 6.몸도 마음도 든든하게
    • 7. 또 하나의 물음표
    • 8.구수하고 정겨운 추억을 사러가자!
    • 에필로그

    물음표를 달고 가는 시장

    - 광주광역시 북구 -

    간편함과 편리함과는 맞바꿀 수 없는, 아날로그가 흐르는 곳이 바로 재래시장입니다. 천막하나 없이 자리는 만들면 그만이라며 줄지어 늘어서 간이 가게를 만드는 할머니들의 얼굴엔 고단함이라고는 없습니다. 편리함을 따라 갈 법도 한데 여전히 많은 이들이 머리 위로 물음표를 하나씩 달고 이곳을 찾기 때문입니다.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찾는 곳이지만 결국엔 같은 해답을 얻고 돌아가는 광주 북구의 말바우시장,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말바우시장에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돌아오라’

    화려한 겉표지에 ‘쇼핑 가이드북’이라 적혀있다. 그리고는 친절하게 한권씩 가져가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시장을 책으로 공부하고 간다고 하면 믿을까?

    “여기가 말바우시장 입구가 맞나? 길 따라 들어서긴 했는데 여기가 말바우 몇 길로 이어지는 줄은 모르겠다. 저기 어르신께 여쭤보자.”

    “처음왔구먼, 여기는 이 책으로 공부를 하고 가야된다우. 거기 보면 어디에 뭘 파는지, 말바우시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적혀있으니까.”

    말바우라는 시장의 이름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 유래가 궁금하다면 손에 든 쇼핑 가이드북을 펼쳐보라.

    “좁은 골목사이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왜 말바우시장일까? 가이드 북에도 말이 그려져 있는 걸 보면 말이랑 연관이 있는 게 분명해.”

    “말바우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김덕령 장군이 훈련하던 말이 바위위로 힘껏 발굽을 내디뎠는데 그 바위에 말 발굽모양으로 패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래.”

    말바우 시장에서 팔고 있는 채소나 약초들은 그 이름을 듣기 전까지, 아니 들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줄곧 ‘이건 뭐예요?’라는 물음표를 머리위로 달고 있다.

    “그런데 여기는 못 보던 물건들과 채소들도 많다. 장터라서 그런가?”

    “물론 재래시장이기도 하지만, 말바우시장은 직접 경작한 생산품을 파는 전통 직거래 장으로 각종 약초나 울금, 함초, 연근 등 생소한 것들이 많아. 그뿐인 줄 아니? 지네나 굼벵이도 판다는데?”

    말바우 1길에서 말바우 7길에의 골목골목엔 우리네 할머니들이 앉아있다. 천막도, 좌판도 없이 자리를 만들었다.

    “저기 할머니들께서 줄지어 앉아 물건을 파시네. 그런데 천막도 없이 그냥 스티로폼에 자리를 깔고 만드셨나봐. 정겹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우리 할머니 생각에 마음이 찡해진다.”

    “그러게, 팥이며 도라지, 대추, 고추, 가지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난 붉은 팥 한 되만 사가지고 갈래.”

    눈가에도 손등에도 고단함이 만든 세월의 꽃이 활짝 피었다. 돈을 내미는 손을 덥석 잡으시고는 “곱네 고와~”라고 하시며 예쁘니까 특별히 덤을 더 주신단다.

    “할머니, 저기 붉은 팥은 한 되에 얼마에요?”

    “아이고, 예쁘게 생긴 아가씨가 시장엘 다 오고, 팥은 한 되에 이만 원인데 특별히 예쁘니까 조금 더 넣어줄게.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니까 좋네 좋아. 생기도 도는 것 같고 아이고 곱다.”

    킁킁하고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냄새에 이끌려 간 곳에서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든든히 배를 채우고 있다. 이곳에서는 어떤 느낌표를 얻을 수 있을까?

    “많이 걸어서 그런가? 슬슬 배고프다. 맛있는 냄새도 나는 것 같고. 단팥죽이 유명하다던데 단팥죽 한 그릇 먹고 갈까?”

    “단팥죽도 좋은데 난 저기 보이는 도토리 묵국수! 국내산 도토리 100%라는 것에서 자부심이 느껴져.”

    흔히 남도음식을 맛깔스럽다고 하는데 문득 남도 음식이 궁금하다. 말바우 시장입구에서 삼각동으로 이동하면 남도의 향토음식을 알려주는 박물관이 있다는데?

    “음식을 맛보고 나니 남도가 더 궁금해지는데?” “그래? 그럼 남도향토음식박물관으로 가볼래? 거기에서 더 많은 남도 음식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해.”

    “아까 묵국수를 먹었는데도 입에 침이 고인다!”

    시장에서 무엇을 살 수 있을까? 단순히 구입에만 국한하지 않고 인심과 추억과 정을 살 수 있는 말바우시장이 더 궁금해진다.

    “흔히 시장을 보러간다고 하는데, 비로소 그 이유를 알 것 같아.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도 둘러보고 물건들도 둘러보기 때문이 아닐까?”

    “맞아, 누군가에겐 사람냄새에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고 정겨움에 미소를 짓기도 하지. 우리처럼 궁금하던 걸 속 시원히 알아가는 살아있는 박물관 같기도 하고 말이야.”

    상인들은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걱정하며 좋지 않은 사정을 덤으로 메워주고 사람냄새가 그리운 이들에게 진한 그리움의 시간들을 메워줍니다. 물음표를 띄운 이들에게 친절하고 자연스럽게 그 해답을 알려주지요. 새로운 거리를 만들어내고 정겨운 미소를 건네는 말바우시장은 떠나는 이들의 귓가에 생생한 말발굽소리가 맴돕니다. 수많은 물음표를 간직한 곳, 말바우 시장은 신선하고 저렴한 물건들로 가득하며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공간입니다. 할머니들이 만든 거리에서 아직 가시지 않는 따뜻한 온기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알아보기
    닫기
  • 박물관으로 가자!

    박물관으로 가자!

    지역경기도 부천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0-14 호감도

    박물관으로 가자!

    • 프롤로그
    • 1.교육의 변천사를 한눈에~
    • 2.교육 전문 테마박물관
    • 3.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
    • 4.하나의 예술이 된 돌덩이
    • 5.옹기를 굽던
    • 6.옹기에 담긴 우리 정신
    • 7.바람을 가르며
    • 8.궁도의 맥을 잇다
    • 에필로그

    박물관으로 가자!

    - 경기도 부천시 -

    "그 나라를 제대로 알려면 그 나라의 역사박물관을 다녀오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처럼 여행에서도 그 지역을 제대로 알려면 지역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경기도 부천은 6개의 전문테마 박물관이 밀집되어 있어 문화도시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들로 하여금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고 문화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열고 있는데요. 부천으로의 여행을 준비한다면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 '진한 문화향기를 느끼려거든 부천의 박물관으로 가라!'를 기억하세요.

    옛 추억이 방울방울 피어나는 부천 교육박물관. 서당에서부터 일제강점기 교육현장까지 두루 살펴본다. 더불어 우리 엄마, 아빠의 학창시절을 들여다볼까?

    “이야, 옛날생각 나네. 아빠 어렸을 때는 여기 보이는 국민교육헌장 있지? 그거 줄줄 외워야 했단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지금도 잊어버리지 않고 있지.”

    “아빠, 저기 좀 보세요. 신기한 옛날 물건들이 많아요. 아빠 설명이 듣고 싶어요!”

    추억의 물건과 불량식품이 눈길을 끈다. 추억으로 남아버린 지난 학창시절을 떠올리는 세대와 현대를 살아가는 세대들의 보이지 않는 소통이 아우성친다.

    “정말 옛날 교과서부터 학용품에 불량식품까지 다 전시되어 있네.” “아빠 때도 불량식품이 있었어요? 우리 학교 앞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네. 어떻게 보면 이것도 대대로 흘러 내려오는 전통이 아닐까요?”

    “녀석도 참, 양은도시락에 낮은 책상까지. 자, 저기 서보렴. 사진 한 장 찍고 가자.”

    최영장군은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 하였다. 하지만 돌이 황금처럼 보이는 곳, 바로 수석박물관이다. 돌 하나가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아빠, 저기 좀 보세요. 저기 전시 되어 있는 것들이 모두 다 돌이라고요? 정말 화려하고 예쁜데요? 조각가가 조각을 해 놓은 것 같아요.”

    “그런데 조각가가 아니라 자연 그대로 조각이 되었으니 더 특별하고 아름다운 것 아니겠니? 돌 본연의 속성이 자연의 현상이나 작용을 받아 무늬가 새겨지거나 깎여지는 것이지.”

    수석이 아름다운 건 순전히 자연 그대로가 예술이 되었기 때문이다. 고로 인공미가 아닌 자연미에 눈이 번쩍 뜨인다. 어떤 형상을 닮았는지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무엇보다 수석박물관에서는 돌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상식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수석 박사가 될 것 같아요.”

    “그래, 여기 전시되어 있는 수석관련 자료는 총 2,000여 점이 있단다. 끊임없이 발전하고 소통하는 수석박물관이라 더욱 그 가치가 높단다.”

    천주교 신자들이 종교 탄압을 피해 점말마을로 이주해 옹기를 구워 생계를 이어나갔다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 역사의 숨결이 옹기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지 않을까?

    “이곳의 옹기에는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단다. 그 이유는 1866년 병인박해를 피해 천주교인들이 이곳에 이주해 와 옹기를 구워 생계를 이어나갔기 때문이지. 그것을 염두에 두고 옹기를 바라보면 좀 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아빠 말씀을 듣고 보니 작은 옹기 하나에도 큰 의미와 숨결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모양도 제각각, 쓰임새도 제각각인 옹기들이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얼은 모두 같지 않을까?

    “선시시대부터 최근까지 수천 년 동안 지나온 옹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단다. 옹기 제작과정과 종류, 쓰임새까지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어린이들도 이해하기 쉬운 것 같구나.”

    “맞아요. 처음에 옹기라고 했을 때는 멀게만 느껴지고 조금은 생소한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설명과 함께 체험도 할 수 있어서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영화의 한 장면이 절로 떠오른다.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라는 명대사를 생각하며 바람을 가르던 활의 움직임을 주시해본다.

    “어! 여기 저번에 아빠랑 엄마랑 보러 가신다던 영화 포스터가 있어요. <최종병기 활> 맞죠? 활박물관이라 그런지 활에 관련된 영화가 눈길을 끌어요.”

    “그렇구나. 참 재미있게 본 영화였는데. 활과 바람에 대한 내용이 아주 인상 깊었지. 화살촉의 종류가 다양한 것도 영화에서 알게 되었단다. 우리 꼬맹이는 여기에서 볼 수 있겠구나.”

    부천 활박물관은 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 故 김장환 선생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설립되었다. 국궁 제작과정과 궁도의 맥을 잇는 숭고한 마음도 깊이 새겨보자.

    “사냥이나 전투에 사용하던 활의 종류와 그 종류도 역사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구나. 활의 기원과 역사는 궁장이셨던 故 백인 김장환 선생과 故 김박영 선생 덕분에 지금까지도 이렇게 이어져오고 있단다.”

    “와, 정말 대단해요.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이 국궁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부천의 박물관은 거리상 멀지 않고 전문적인 테마성이 짙어 생소한 분야의 문화 까지도 두루 관람할 수 있습니다. 방학을 맞이해 가족단위로 방문하여 체험을 하며 둘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선조들의 지혜와 사상 그리고 당시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와 체험을 공유하는 부천시 박물관은 언제나 열려있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합니다. 부천의 진한 문화향기를 느끼고자 한다면 부천의 박물관부터 가보는 건 어떨까요?

    알아보기
    닫기
  •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지역경상북도 청송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 프롤로그
    • 1.주왕의 전설
    • 2.놀라운 바위
    • 3.휘돌아 치는 계곡
    • 4.산이 지켜주는 절
    • 5.주산지 가는 길
    • 6.300살이 넘은 호수
    • 7.물 속의 나무들
    • 8.자연과 인공
    • 에필로그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 경상북도 청송군 -

    지친 마음을 달래는 데에는 자연의 아름다움만한 것이 없습니다. 여가 시간이 생길 때면 저마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가는 것은 자연이 줄 수 있는 힘을 믿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선이 놀다 간 곳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고장인 경북 청송은 자연과 함께, 사람이 만든 자연스러움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편의가 아닌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목적으로 더해진 손길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한 획을 더하는 것 같습니다.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주왕산과 주산지에 어우러져라!’

    마치 병풍 같이 둘러쳐져 있는 기암절벽에 놀랄 수밖에 없는 곳, 주왕산. 그래서 옛 이름은 석병산(石屛山)이었다고 한다. 주왕산에는 전설 또한 무수하다던데?

    “지금의 이름인 주왕산은 주왕이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해. 당나라에서 반역을 일으켰던 주왕은 이 산까지 도망을 쳐 와서 싸웠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에는 주왕이 군사를 숨겼던 무장굴, 주왕의 딸이 성불한 곳이라는 연화굴, 그리고 주왕이 죽은 곳인 주왕굴이 있지. 이 산에서는 주왕이 흘린 피 때문에 수진달래가 피어났다고 해.”

    주왕산의 상징은 바로 높이 솟은 기암. 주왕은 이곳을 노적가리로 위장하여 적들을 물리치기도 했다고 한다. 기암의 위압적인 자태를 감상해 볼까?

    “아직 산을 오르지도 않았는데 기암이 보여! 야, 저게 바위란 말이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의 높이 정도는 되는 것 같은데?”

    “저 거대한 바위의 틈에서 자라난 나무들이 더 신기하지 않니? 얼마나 많은 세월을 거쳐 만들어진 풍경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아. 이것이 바로 자연의 신비일까?”

    주왕산에는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 월외폭포의 네 폭포가 있다. 이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은 절구폭포와 용연폭포라고 하니, 빼놓을 수 없는 순서.

    “깎아지른 것 같은 계곡 사이를 걷고 있는 것도 신기한데, 두 단으로 흘러내린 폭포가 만들어낸 풍경이 정말 예술이야. 이게 다 자연의 작품이라니, 믿기지 않아.”

    “용연폭포의 모습도 굉장해. 이 폭포 또한 위의 소와 아래의 소, 두 개의 단으로 되어 있어. 높이가 30m는 되겠는데? 위쪽 소에 있는 세 개의 동굴 모양이 정말 신기해!”

    주왕산 자락에는 대전사가 자리하고 있다. 창건 당시에는 아주 웅장한 절이었다고 하나, 임진왜란 때 대부분이 소실되어 남아있는 것은 일부 뿐.

    “기암이 대전사를 굽어보고 있어. 대전사도 천년고찰이라고 하는데, 주왕산이 너무 아름다운 탓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도 하지. 건물이 곱게 낡은 모습이 뒤쪽의 기암과 어울려.”

    “절이 아름다운 이유는 자연과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나는 가끔 절이 자연의 일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도 해 본다니까?”

    대전사에 이르는 주왕산 등산길은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길. 주왕산의 아름다움을 둘러보았다면, 가까이에 있는 주산지로 이동해 보자.

    “맑은 공기에 기분이 아주 좋아. 마치 주왕산에 취한 것 같은 기분이야. 그런데 왜 주왕산과 주산지를 함께 구경하는 거야? 단순히 가까운 거리여서는 아닐 것 같은데…”

    “주왕산은 자연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곳이고, 주산지는 인간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곳이야. 주왕산과 주산지를 함께 구경하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주산지는 주왕산을 흐르는 물을 모아 만든 호수. 다른 인공 호수와는 달리, 이 호수는 조선 시대에 만들어진 호수라는데, 그게 정말일까?

    “주산지는 1720년에 착공하여 그 다음 해에 완공된 농업용 저수지였대. 그 길이가 100여 미터에 이르는데, 조선 시대에 어떻게 그런 호수를 만든 것인지 정말 놀라워.”

    “저수지나 인공 호수는 인위적인 느낌이 강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주산지는 다를까?” “그럼. 주산지는 주왕산의 기암에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인걸.”

    울창한 산으로 둘러싸인 주산지의 풍경은 가히 압도적. 주산지의 역사와 함께 해 온 물속의 나무들이 그 운치를 더하고 있다.

    “호수가 정말 거대하고 아름다워.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마다 예술 사진이 탄생할 것 같은데? 어라, 물속에서 나무가 자라고 있잖아! 저 왕버드나무를 좀 봐. 나무는 원래 물에 약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수백 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주산지에서 살아온 것일까?”

    “저게 바로 주산지를 상징하는 나무야. 저 나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아주 많지.”

    단 한 번도 물이 마른 적이 없는 저수지, 주산지. 버티지 못하고 둥치만 남은 나무들과 물속을 맴도는 잉어들이 있기에 더욱 운치를 더한다.

    “둥치만 남은 나무에 고인 물이 아름다워. 저 멀리 물을 가로막은 둑이 보이고, 일부러 방생해 둔 것 같은 잉어들도 보이는데 어째서 이렇게 아름다운 것일까?”

    “그건 이 저수지를 만든 사람들에게 자연을 해칠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까 본 대전사처럼 말이야. 자연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지에 대한 해답을 주는 것 같아.”

    주왕산과 주산지는 각각의 매력보다는 함께 둘러보았을 때의 매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수많은 세월동안 그 자리를 지켜왔듯이, 앞으로도 그 자리를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에 대한 해답을 온 몸으로 던져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자연 파괴, 환경오염과 같은 단어들이 난무한 나머지, 이제는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에 대한 인식조차 희미해져 가는 지금, 주왕산과 주산지에서 배울 점 또한 아주 많습니다. 주왕산과 주산지의 아름다움에 취하셨다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를 한 번 상상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알아보기
    닫기
  • 1 2 3 4 5 6 7 8 9 10  다음 페이지 ...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