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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벽, 그리고 송전탑. 금방이라도 새로운 이야기가 태어날 것처럼 두근거리는 풍경이다.
고인 물은 가끔 수면 아래의 세상을 보여준다. 더욱 푸르러진 빛깔들로 가득 찬 고즈넉한 세상을.
만 년의 세월, 이곳에 잠들다. 타임머신을 믿은 적이 있다면 당신의 상상력을 모두 발휘해 볼 때가 왔다.
반대편에 너의 그림자가 이곳을 보고 있어. 천천히 다가가면 너는 또 다시 반대편으로.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이지만 모두 사라지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
이 아름다운 가옥에 머물러 무엇을 알아가고 있을까. 시선이 향하는 먼 곳, 그곳에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자리하고 있을지.
내 기억 속의 너는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그곳에서 묵묵히 나의 고백을 들어주었다.
어느 틈에 채워질까. 채워지지 않은 여백에 채워진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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