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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다란 굴을 어찌 곡괭이만으로 뚫었을까. 아픔을 나누지 못하는 아픔이 아득하다.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은 한 발 내딛을 때마다 그 울림이 고스란히 가슴으로 옮겨져, 눈부신 풍경을 마주하면 입술 틈새로 새어나온다.
무엇을 내다보고 있기에 저리 높이 솟았을까. 먼 시선, 그 너머로 비치는 것들을 상상해 본다.
사철 푸른 나무들과 크지 않은 물소리, 그리고 무엇이 있었을까. 반석 위에 둘러 앉았을 선비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바지런한 손길이 쉽게 저물지 않을 푸른 것들을 피워내고 있다.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특별할 수 있음을 발견하는 것.
머리 위를 가득 채우기에는 아직 서툰 그늘. 팔을 뻗으려 열심인 모습에 그저 웃을 뿐이다.
소설 속 바로 그 메밀밭에서 피어난 감성들이 서랍 속에서 곱게 낡아가는 보내지 못한 편지들을 떠올리게 한다.
붉게 타는 가을, 이라는 눈에 익은 수식어. 하지만 그런 말이 곱게 어울리는 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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