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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시들어가는 것에도 개의치 않고 내어주는 까닭은 다른 곳에서 꽃 피우기 위함.
다리인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다리가 아니라 둥근 문이었구나.
모든 이별은 흔적을 남긴다. 계절을 배웅한 자리에 남은 쓸쓸한 것들.
커다란 북의 중앙이 유독 색이 바랬다. 소리가 나는 너를 상상하기도 힘이 든데, 너는 소리의 흔적을 갖고 있구나.
먼 길을 달릴 준비를 마친 상상. 결국, 어디까지 가 닿을 것인지 가만히 눈을 감아 본다.
여기, 돌로 쌓은 산 그림자가 있다. 올리치듯 내리치듯, 산세를 따라 고요히 구부러지는 겸손함.
둥글게 둥글게, 빚어가던 마음조차 둥글어졌을까. 담기는 것조차 둥글어지니 기특할 따름이다.
여행길에 만난 구름도 꽤나 고마운 구석이 있다. 흐려진 바다와 스며나온 햇살이 함께 그려낸 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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