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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 오르면 한눈에 내려다보일 줄 알았더니 높을수록 아래의 경치는 희미해지는구나.
하루 중 산의 굴곡이 가장 잘 보이는 때가 있다. 노을이 그리는 세상의 굴곡이 새삼 시선을 사로잡는다.
바쁘고, 아프고, 뜨겁고, 그리고는 웃을 것이다. 저마다의 삶이 달구어지고 있다.
이 커다란 굴을 어찌 곡괭이만으로 뚫었을까. 아픔을 나누지 못하는 아픔이 아득하다.
이곳을 걸으며 길이 좁음을 탓할 이가 있을까. 나무 사이를 비껴 길이 열렸다.
낯선 이름과 낯선 풍경이 오래도록 한 자리에 머물러 있을 때가 있다. 그를 받아들여야 함은 내 스스로 '아름답다'는 말을 내비칠 때.
아직도 한 그루의 나무인 듯 선연한 모습들. 시리고도 아름다운 풍경들이 웅크리고 있다.
가을의 한 자락, 가을빛으로 물든 것들이 가득하다. 가을 아래를 걷는 동안 뺨이 덩달아 붉어질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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