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덕이와 신명나게 놀아보세!
- 경기도 안성시 -
주문한 사람의 마음에 꼭 맞는다 하여 탄생한 ‘안성맞춤’이라는 말은 바로 안성유기에서 비롯됐습니다. 이 말이 시작된 곳도 단연 경기도 안성입니다. 이곳은 조선시대의 대표 놀이 문화인 남사당의 발상지이기도 합니다. 뛰어난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있는 안성의 특색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너리굴마을과 미술관, 입사박물관, 아트숍, 조각공원 등 온갖 전통공예 체험전시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만나는 문화와 예술`을 고스란히 감동으로 만들어줍니다. 오늘의 미션입니다, ‘안성의 전통과 어우러져 신명나게 놀고 오라!’
남사당은 조선 후기에 장터와 마을을 떠돌아다니며 곡예와 춤, 노래 등의 다양한 공연을 펼쳤던 집단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연예집단이다. 좀 더 자세히 들어볼까?
“남사당은 40명이 넘는 집단이었다고 해. 남사당패에 처음 들어갔을 때의 바우덕이는 고작 여섯 살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다양한 연령층이 포함되어 있었을지 짐작이 가니?”
“영화 <왕의 남자>에 나왔던 광대패들이 바로 남사당인가요? 외줄을 타는 모습이 아주 멋져 보였는데, 그걸 여자가 해냈다니 조선의 시대상을 고려해보았을 때, 정말 대단하다.”
바우덕이의 본명은 김암덕으로 안성의 가난한 소작농의 딸이었다. 집안 형편 문제로 불당골 남사당패에 맡겨진 바우덕이가 열다섯 살에 남사당패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바우덕이는 이른바 천재였다고 해. 풍물놀이뿐만 아니라 버나, 살판, 어름, 덧뵈기, 덜미까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고 한단다. "
"성격도 호탕하였던 바우덕이는 남자들과 어울리며 리더십을 키웠는데, 불당골 남사당패보다 큰 안성 남사당패에 들어갔을 때에는 이미 전국적인 유명 인사였다고 해. 그래서 만장일치로 안성 남사당패의 꼭두쇠가 된 거지.”
고려 공민왕 때 나옹화상이 불도를 일으킬 절터를 찾아다니다가 이곳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청룡을 보았다는 데서 유래된 청룡암. 이곳이 남사당패와도 연관이 있다는데?
“이곳은 1900년대 남사당패의 근거지이기도 했다지?” “맞아. 청룡사에서 겨울을 난 후 안성장터를 비롯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연희를 팔며 생활했다고 알려지고 있지.”
“절 건너편에 있는 남사당마을이 그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듯해.”
바우덕이는 오랜 유랑 생활 탓에 스물셋이라는 꽃다운 나이로 폐병을 얻어 죽게 된다. 화려한 명성과는 달리 쓸쓸한 바우덕이의 죽음에서 남사당패를 엿볼 수 있다.
“안성 남사당패는 훗날에 이르러서는 아예 ‘바우덕이’라고 불렸다고 한단다. 우리나라 최초의 연예인은 바우덕이인 셈이야. 바우덕이는 아주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다고도 해."
"바우덕이가 병에 걸리자, 남사당 단원들이 모두 바우덕이를 간호했다고 하지. 남존여비 사상이 강할 때였을 텐데, 모두들 그만큼 바우덕이를 사랑했대.”
바우덕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안성유기에는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엿볼 수 있다. 이제는 추억 속의 전통 문화유산이 된 안성유기의 거쳐온 세월을 더듬어보자.
“안성유기는 점차 생활양식이 유기 대신 스테인리스 그릇을 사용하게 되면서 자취를 감춘 것 아닐까?”
“진짜 계기는 따로 있지.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고 전국의 유기를 전략물자로 거둬들이면서 수난을 겪어야 했어. 그러나 뜻있는 유기공들이 이곳 안산에서 유기를 만든 거야.”
해방과 더불어 안성시내 곳곳에서 유기업이 번성하게 된다. 안성맞춤박물관에 가면 그 진가를 톡톡히 만나볼 수 있다.
“봉남동 유기공방 뒤뜰에 이렇게 생각지 못한 유기박물관이 있었구나. 안성유기의 제작방법과 여러 명사들의 유기작품, 다양한 수집 청동기, 생활용품, 도자기 등을 살펴볼 수 있어.”
“안성유기에 방자 제작법이 도입된 시기 등을 정확히 알려주고 있어. 이때가 안성유기의 절정을 이루게 된 때 아닐까 해.”
인근 비탈진 길을 올라가면 건축물들의 자태가 눈에 들어오고 나무와 돌, 수풀들이 매끄럽게 어우러지는 마을 하나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공예 체험이 가능하다는데.
“금, 은, 동 등 바탕 재료에 다양한 색상의 유약을 올리고 고온의 가마에 구워내 이처럼 다양한 디자인에 필요한 색상을 연출할 수 있다니!”
“요새 이 너리굴문화마을 전통공예기법 강좌가 참 인기라지? 여기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 속에서 나무, 흙과 함께 사는 꿈을 키워온 임계두 원장의 꿈을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야.”
식당이나 카페, 숙소, 문화시설 등이 모두 정겨운 모습을 하고 있는 마을. 숙소 건물 뒤편에는 작은 동산이 있고, 여기에는 각종 예술작품들이 즐비하다.
“자연 속에서 만나는 예술작품들은 `조화`와 `균형`이 흘러 넘치는 듯해. 문화마을 안에는 너리굴 미술관과 입사박물관, 너리굴아트숍, 조각공원 등 갖가지 문화시설이 있다지?”
“맞아. 뛰어난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있는 안성의 특색을 나타내기라도 하듯, 이곳 미술관에는 신진 중견작가들의 작품전시가 끊임없이 이어져왔으니까.”
안성에 가면 왠지 바우덕이의 화려하고도 슬픈 생을 한 번 더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사당바우덕이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토요일에 남사당전수관을 찾는다면 축제장에서 느꼈던 신명을 되뇌어볼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수려한 외양과 빛나는 광채로 명성을 얻고 있는 안성유기는 70여 년째 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곳 역시 이곳 안성입니다. 전통공예 체험과 바우덕이 유래를 짚어가다 보면 오랫동안 묵혀둔 자신의 꿈까지 되살아나는 듯합니다. 포기한 꿈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떠세요?
남도의 맛에 바다를 더하다
- 전라남도 순천시 -
겨울이면 바다에서 나는 많은 것들의 맛이 진해지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수온이 낮아지면서 살이 단단해지다 보니 그 안에 스며 있는 맛 역시 농축되기 때문이지만, 찬바람을 맞으며 얼얼해진 사람들의 감각을 깨우기 위한 자연의 섭리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꼬막 산지인 여자만을 끼고 있는 순천에서는 남도식 꼬막정식을 한상 푸짐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순천만에서 잡힌 짱뚱어탕 한 그릇을 고들빼기와 곁들이면 칼바람도 끄덕없습니다. 남도의 바다향기를 제대로 음미하고 싶다면 당장 순천만으로 식도락여행을 떠나라!
바다와 강, 산 모든 것이 만나는 축복의 땅 순천. 그곳에 모인 비옥한 영양들이 모두 모여 있는 별미가 궁금하다!
“순천은 정말 풍요로운 곳인 것 같아. 끝없이 펼쳐진 논만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기분이야.”
“맞아. 밥 한 끼를 든든히 먹으면서 맛도, 건강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물론 순천의 맛을 느낄 수 있어야겠지!”
탕, 전골로 즐길 수 있다는 이것! 생선의 비린 맛은 찾아볼 수 없고, 말끔한 국물에 뜬 방아잎의 향기가 먼저 다가온다.
“추어탕과는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요. 방아잎과 들깨 가루가 들어간 것이 정말 많이 닮아있는 모습이예요.”
“맞아. 하지만 추어탕처럼 생선을 갈아낸 것은 아니고, 깊게 고아낸 짱뚱어를 이용한 이 곳의 별미란다.”
짱뚱어 요리는 순천에서만 맛 볼 수 있다. 물론 다른 곳에서 잡히기는 하지만, 다른 곳에서 짱뚱어 요리를 맛본다면 순천 짱뚱어의 깊은 맛이 그리워 질 것이다.
“순천 짱뚱어 만의 특별함이 있을까요?”
“순천의 비옥한 땅 덕분인지, 잘 보존된 갯벌 덕분인지 몰라도 매번 여름이면 통통하게 살이 오른 짱뚱어가 갯벌 이곳저곳을 귀엽게 통통이며 뛰어다닌단다. 다른 지역의 짱뚱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을 낼 수 있는 비밀 하나가 있다고 하는구나!”
순천을 찾아 맛보게 되는 짱뚱어 요리는 특별하다. 추어탕과 생긴 것도, 먹는 모습도 비슷하지만 금방 이 맛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순천을 찾은 여행객들이 빠트리지 않고 이 짱뚱어탕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쉽게 맛 볼 수 없기 때문은 아니지 않을까?”
“이렇게 맛을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맛과 독특함도 한 몫 하겠지만, 건강함이 끝없이 몰려와요! 짱뚱어는 기름의 여독을 빼주는 건강식이기도 하니까요.”
누런 된장을 풀어 넣어 구수해 보이는 색을 하고 있는 짱뚱어 탕은 그 담백한 맛을 이루 말할 수 없다. 게다가 특별할 것 없는 국물의 뒤끝이 좋다.
“짱뚱어가 들어갔다는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것이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탕에 들어있는 토란, 고사리, 팽이버섯 등의 신선함이 그 풍미를 더하는 것은 분명하겠죠?”
“맞아. 게다가 짱뚱어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푹 고아낸 것에 된장으로 비린내를 잡아주었기 때문에 부담감 없이 건강한 맛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란다.”
쫄깃함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꼬막의 맛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유혹거리다. 서울에서 먹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식감이 ‘이 맛이다!’ 하며 탄성을 내지르게 한다는데?
“양념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대로도 꼬막은 훌륭한 반찬 노릇을 하고 있어요.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이 맛을 어디에 비할까요.”
“콩나물이 그러하듯 꼬막도 잔칫집의 흔하고도 소중한 반찬이었지. 그래도 제대로 꼬막 맛을 갖추려면 고추장을 주로 한 갖은 양념 무침도 맛봐야지.”
서을 인근에서는 흔치 않은 토하젓, 밤젓, 갓김치, 고들빼기김치 등이 한상 가득 올라오는 남도 한정식이면 바다 가까운 순천땅 산해진미를 모두 맛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고들빼기는 달큰한 맛이 배추김치나 총각김치 맛과 전혀 달라요.”
“맞아. 인삼을 씹는 것처럼 쌉싸래한 게 밥맛을 돋워줄 거야. 찬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면 우리는 저장된 음식을 먹게 되는데, 제철 식물이 나지 않는 겨울에도 풍성한 영양분을 듬뿍 담은 재료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순천은 잘 알고 있는 듯해.”
초가지붕과 돌담, 엄마의 손맛이 그리워지고 추억이 금세 현실이 되는 낙안읍성. 이곳 민속마을에서는 매년 맛과 멋이 있는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열린다.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은 모두 순천에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남도음식문화큰잔치와 순천만 갈대축제가 있죠.”
“정확해! 특히 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 가면 다도체험, 소달구지 체험, 고들빼기 담그기 체험, 남도의 절편 만들기 체험 등 남도음식을 전부 만나볼 수 있지.”
온전한 뻘의 생태계가 그대로 보전돼 있는 순천만은 물이 빠져나간 자리d[ 갯벌을 터전삼아 살아가는 바다 생명들이 먹이활동에 여념 없습니다. 이 일대에서 만나는 음식 역시도 자연을 담아서인지 남도음식 맛으로 손에 꼽으라면 순천은 빠지지 않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짱뚱어탕과 꼬막정식, 거기에 별다른 조미료 없이도 맛깔스러운 고들빼기김치 등 푸짐한 남도 한정식을 떠올려보면 당일치기로는 아쉬운 것이 바로 순천 여행입니다. 이번 기회에 산해진미 머금은 자연의 맛을 만나러 순천으로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손길 닿아 깨어나는 예술혼
- 인천광역시 서구 -
향기가 새어나올 것 만 같은 부드러운 곡선에 마음이 심히 울렁거립니다. 직선에 익숙하던 마음이 물길을 닮은 곡선에 시선을 빼앗겨 한동안 자리에 머물게 합니다. 옛것이라 함이 가져다주는 고고한 멋은 번잡하던 마음도 이내 차분해지고 경건하게 만들기 마련이지요. 투박하게만 보이던 손이 부드러운 흙에 닿아 꽤나 섬세해지며 하얗게 예술혼이 피어나는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녹청자 박물관에서 곡선을 닮은 예술혼을 느끼고 돌아오라’입니다.
가볍게 고개만 돌려봐도 보이는 것들은 온통 직선의 네모난 것들뿐이다. 직선의 날카로운 것들을 좇아 마음도 함께 날카로워 질 때면 인천 서구 경서동으로 가자.
“눈부시기도 하겠지. 이게 얼마만이야? 방에만 있는 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고, 콧속에 바람도 좀 넣고 해야 정리가 되던 결정을 하던 하지. "
"자, 이렇게 마음이 복잡할 땐 인천 경서동으로 가는 것이 최고야, 가서 제 그 번잡한 마음도 좀 구불구불하게 만들고 오자.” “경서동? 구불구불?”
녹갈색의 불투명한 조질 청자를 보고 있노라면 위엄 있는 무게감 보다는 친근함이 먼저 든다.
“녹청자 박물관이잖아! 웬 박물관이람. 그런데 삼강청자나 백자는 들어봤는데 녹청자는 조금 생소한데? 그리고 녹색보다는 갈색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녹색과 암갈색이 은은하게 섞여있지? 무엇보다 화려한 청자나 백자보다는 조금 친근한 느낌이 들지 않아? 그건 고려 전기시대 이후 생활용품 등으로 생산되어서 그런 걸 거야.”
투박하고 거친 표면임에도 불구하고 이내 곡선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에 마음이 놓인다. 흙의 부드러움과 손길이 닿아 만든 길에서 또 무엇이 느껴지는가?
“그런데 생각보다 투박하다. 다른 고려청자들은 깨끗하고 화려한 반면에 표면도 거칠고.” “그게 바로 녹청자의 매력이지. 그런데 이렇게 도자기를 바라보고 있으니 화려하면서도 소박하고 차가운 것 같으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들어.”
“제대로 느끼고 있는 거야. 흙의 따뜻함과 장인의 섬세한 손길이 참 아름답지?”
도자기 하나 만드는 데도 여러 도구들과 방법으로 손을 거친다. 그렇기에 그릇을 빚는 이의 마음은 도자기를 굽는 가마의 온도만큼이나 뜨겁지 않을까?
“도자기 하나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칠까?”
“생각보다 복잡하더라고, 쓰이는 도구도 많고. 우선, 자연에서 채취한 흙을 고르고 틀을 잡은 뒤 건조하고 모양을 잡은 뒤 초벌과정과 시유, 재번을 거쳐야 비로소 선별 후 진짜 도자기가 완성된다고 하더라고. 그릇을 빚는 순간순간 장인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한줌의 흙이 뜨거운 가마에서 새로운 식기로 다시 태어날 때의 순간, 그 뜨거움을 바탕으로 한 근본을 생각해본다. 그 정도의 뜨거움의 열정과 혼이 우리에게 있던가?
“저기 가마터가 있다. 온기는 사라진지 오래지만 어쩐지 가까이가면 뜨거울 것 같아. 옹기장이의 마음처럼”
“그러게. 이렇게 가마터를 바라보고 있자니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나는 이 정도의 뜨거움으로 무엇인가에 열심을 다한 적이 있나 싶기도 하고.”
비슷한 크기의 옹기들이 모여 있다. 옹기라는 이름에서 정겨움을 느끼고 그 모양새에서 또 한 번 친숙함을 느낀다.
“옹기들이 모여 있네. 마치 시골 할머니댁에 온 것 같아. 옹기에 잘 익은 장은 없겠지만 어쩐지 시골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게, 이름도 ‘옹기’라는 게 참 귀엽고 정겨워. 옹기라는 이름에서도 딱딱함이 없고 둥글둥글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 아닐까?”
전시 관람으로 문화를 즐기고 체험으로 또 다른 문화를 즐길 수도 있다. 도자기 만드는 법을 체계적으로 배우며 집중력과 마음의 곡선을 동그랗게 그려나간다.
“아까 팜플랫 보니까 일일 도예체험도 가능하다던데, 오늘 만들고 가보자. 도자기 만들면서 마음도 좀 추스르고 집중력도 키우고, 어때?”
“아까 제작과정 보니까 꽤 손이 많이 가던데, 잘 할 수 있을까?” “그럼, 자, 이 투박한 두꺼비 손이 얼마나 섬세하게 곡선을 그려나가는지 볼까?”
나무에 동그랗게 나이테가 쌓이는 것이 다만 세월의 흐름 때문일까, 나무가 자라고 자라는 데 인내하고 견뎌낸 마음의 곡선이 아닐까?
“과거로의 시간여행 어땠어? 박물관으로의 여행이라고 따분하다고만 여겼겠지만 생각보다 괜찮았지?”
“그러네, 집중하면서 마음도 비우고 내 마음도 차분해지면서 정리가 되는 것 같아. 무엇보다 그릇을 빚는 다는 마음에 얼마나 큰 예술혼이 깃들어 있는지도 알고 말이야.”
세상의 욕(慾)을 좇는 마음이 하늘높이 치솟아 마음의 탈출구가 필요하다면 가끔은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습니다. 탐욕이나 물욕도 없이 오로지 정신 하나만으로 만들어내는 도자기는 박리다매로 찍어내는 생산품에서 느낄 수 없는 혼(魂)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신을 가다듬고 손끝에만 집중하던 장인의 손길에서 자신의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예술혼을 피워보는 건 어떨까요? 직선을 닮아가던 마음이 한결 곡선을 닮은 부드럽고 정겨운 마음으로 자연스레 변화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모악산이 꾸는 꿈
- 전라북도 완주군 -
전라북도 완주 구이면에 자리한 모악산 자락은 온유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산 뒷자락 숲길을 지나는 순례길은 실로 아늑하고, 봉우리에서 바다를 향하는 모습 그윽합니다. 모악산 골짜기에 자리한 수생금 물은 금을 낳고 생명을 키우는 물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수천수만 년 동안 모악산과 함께해온 완주 전역은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이 산 역시 피해갈 수 없었던 아픔을 간직한 이 산을 알고자 한다면 그 이름의 유래를 차근차근 짚어가다 보면 알게 됩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모악산의 유래를 찾아라!’
실로 모악산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치가 높은 산으로 평가된다. 그 지세가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저기 보이는 저 모악산, 어미가 아이를 안은 듯 인자해보여. 그래서 모악(母岳)산일까?”
“그럴 수도 있지. 모르긴 몰라도, 과거에 사람들은 저 산을 악이 없다고 무악(無惡)산이라 부르기도 했다는데, 그게 모태가 됐을 수도.” “직접 이 산을 둘러보다 보면 왠지 그 이름의 유래도 보일 것 같아.”
모악산은 지리적 의미뿐 아니라 역사적 의미에서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동학농민혁명삼례봉기역사광장에서 그에 대한 많은 도움을 얻을 것 같다.
“정여립이 대동단을 만든 곳도 바로 여기라지. 동학혁명 때 동학교도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세를 바로 이곳에서 폈으니까.”
“맞아. 그뿐만 아니라 한 땐 이곳에 수많은 종교집단들이 자리 잡고 교세를 펴 충남 계룡산과 함께 한국 2대 명산으로서 꼽혔지.”
요즘도 이 일대의 신흥종교 단체들이 미륵불을 기다리고 있다는 금산사. 그들에게 모악산은 ‘우주의 자궁과’도 같은 존재일까?
“모악산 일대는 동학농민운동이 발발했던 곳이기도 하지만 증산교가 시작된 곳인 만큼 신흥종교의 발생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겠지?”
“맞아. 기운이 센 탓에 계룡산과 함께 무속신앙의 근거지로 꼽히게 됐다지. 실제 이 일대는 예부터 증산도의 발생지로도 유명하잖아.”
모악산 순례길은 문화재청이 지정한 문화유산 길이기도 하다. 이 길을 걷는 동안 종교 성지들이 인접해 있어 이웃 종교를 존중하는 법도 자연스레 배우게 된다.
“원불교·불교·기독교·천주교 등 여러 종교가 힘을 합쳐 선포한 240㎞에 이르는 이 순례길을 일러주는 이정표는 달팽이 그림이지. ‘느바기’가 모토라는데, 그 뜻을 알고 있니?”
“달팽이처럼 느리게, 바르게, 기쁘게 걸어라, 대충 그런 의미 아닐까? 앗! 금산사를 출발한 지 30분도 채 안 됐는데 100년 넘은 예배당이 떡하니 있구나.
오래된 나무 십자가가 예배당임을 알린다. 이 순례길에서 만난 예배당은 개신교 전도의 전초기지인 금산교회다.
“이곳은 개신교, 가톨릭 신자가 절이나 원불교 교당에서 자고, 불교 신자가 성당에서 자는 일은 정말 쉽다더라.”
“종교의 경계를 초월하게 된 계기는 뭘까?” “남녀가 유별하던 시절 계급을 초월해 섬김의 정신을 실천했던 두 남자 이야기를 들어봐.”
예배당에서 다시 걸음을 옮기면 금평저수지를 만난다. 이 옆에 화려한 빛깔의 증산법종교 본부는 물론 미륵불의 소망이 담긴 오리터도 볼 수 있다.
“개신교 전도의 상징을 담은 예배당에 증산사상의 발원지와 미륵불의 모태를 모주 마주한 셈이자나! 이런 장소는 어디에서도 쉽게 만나기 힘들 거야.”
“먼 옛날, 위험천만하게 평등을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이 지역에는 유독 많았다는데, ‘천하는 일정한 주인이 따로 없다’는 정여립의 집터만 보더라도 알 수 있지.”
‘사람이 곧 하늘’이라던 동학농민운동의 녹두장군 정봉준의 최후전적지까지 만나게 되면 종교와 계파를 초월할 수 있던 이 지역의 내력과 모악산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을까?
“가톨릭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숨은 곳이 정봉준의 집이었어.” “그런 점에서 인내천과 정봉준, 모악산은 꽤 닮아 있는 것 같지?”
“중요한 말을 했구나.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계곡이 깊어 숨기 좋았던 모악산은 인근이 평야라 먹을 것도 쉽게 구할 수 있었을 거야.”
논밭, 갈대숲을 지나 시골마을의 소소한 일상과 마주하게 되면 꿈에서 막 깨어난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는 모악산의 참뜻이 응집된 길이기에 쉽게 지나칠 수 없다.
“다시 ‘사람 사는 동네’지만, 너에게 뭔가 또 다른 깨달음이 됐을 듯한데?”
“동네 슈퍼, 시골 문방구, 마을 초입의 느티나무 같이 소소한 풍경을 그냥 지나칠 뻔했지만, 모악산이 품은 뜻을 알 것도 같아. 그 이름의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모악산을 닮은 이 길은 결국 ‘사람 사는 길’에서 끝이 난다는 거야.”
악이 없기에 무악(無惡)산으로 불리기도 하는 인자한 산, 누구라도 껴안을 수 있는 넉넉한 품을 지닌 모악산을 깊이 탐구하다 보면 결국 숨은 유래도 찾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순례길을 밟아가다 보면 그보다 더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것은 모악산이 지키고자 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구간구간 서로 떨어져 풍경만 고고한 길이 아니라는 사실은 곧 삶과 동떨어지지 않은 길이고, 그 사람 사는 이 길을 모악산이 품어내고 있었음을 말입니다. 여러분은 이 길 끝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됐나요?
곰탕의 품격
- 전라남도 나주시 -
영산강이 흐르는 이 도시는, 남쪽의 서울이라 할 만큼 번성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지리적인 여건도, 인재도 풍부했던 이 도시는 바로 전라남도 나주입니다. 모든 것이 풍요로웠던 이곳은 물론 먹거리도 번성했는데요, 특색 있는 음식이 많이 발달하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전라도 특유의 먹거리인 홍어를 비롯해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에서 잡히는 구천포 장어까지! 하지만 우리에게 더욱 가까운 음식이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풍요로운 서민의 맛을 느껴라!’입니다.
늘 쉽게 보던 하얀 국물이 아니다. 투명한 듯, 신비로운 색을 가진 국물과 그릇 가득 들어찬 고기. 이것에는 특별한 맛이 있다.
“이제 바로 ‘나주곰탕’이야. 간단한 반찬과 밥, 국이 전부인 밥상이지만, 이 소박한 상에는 사실 품격이 담겨있어.”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나주곰탕거리에 있는 식당 곳곳마다 길게 늘어선 줄을 보니 나주곰탕의 명성을 알 것 같아!”
전라남도에서 가장 널리 보급되어 서민들에게 자리 잡은 육류문화가 바로 ‘나주 곰탕’이다. 그들에게 있어 이 나주 곰탕은 어떤 의미일까?
“국물 맛이 베어서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걸? 그런데 이렇게나 많은 고기를 넣어 만든 음식이 서민의 음식이었다니 정말 놀랍지 않아?”
“그런 나주에서 20여 년 전, 나주의 5일장에서 팔기 시작한 이 나주곰탕은 점점 그 기세를 키워 이제는 나주의 대표음식이 된 것이지!”
옛날의 나주 곰탕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고 한다. 소를 잡고 나온 내장과 고기로 육수를 내었던 국밥을 팔았던 것이라고 하는데?
“곰국은 원래 양반가의 음식 아닌가? 고기가 귀했던 옛날에 이렇게 좋은 고기가 들어간 음식이 어떻게 서민들에게 널리 알려졌을까?”
“예로부터 주변의 곡창지대에서 벼농사를 지을 만큼 비옥한 곳이었어. 그러다보니 소사 흔하고, 고을 아치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 바로 곰탕이었다고 해.”
나주 곰탕은 좋은 고 기인 사태와 양지머리 살을 통째로 넣고 마늘, 양파 등을 함께 넣어 오래도록 끓인 육수를 사용한다. 하지만 또 다른 맛의 비밀이 있다는데?
“약간의 기름이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떠 있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국물 맛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저 고기와 야채만으로는 안 될 것 같은데…”
“하지만, 이렇게 부드러운 고기가 더 놀라워! 익힌 소고기는 질기기 마련인데, 결을 따라 얇게 찢거나 썰려 나온 고기의 식감이 부드럽기까지 하니. 나주 곰탕은 정말 독특해!”
너무 짜지 않고, 그렇다고 싱겁지도 않은 짭짤한 맛의 국물 맛! 나주 곰탕에서 사용하는 소금은 조금 특별하다.
“나주 곰탕에 사용하는 소금은 3년을 묵혀 간수가 모두 빠진 것이라고 해. 귀찮은 과정이지만 그 맛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끊이지 않는 것이지.”
“아무리 많은 양을 끓이고, 많은 사람들이 스쳐가도 변하지 않는 맛의 비결을 끝없는 노력과 반듯한 의지 때문이구나! 또 다시 오더라도 변하지 않은 맛을 느낄 수 있겠지?”
서민의 음식이라서 그럴까? 나주 곰탕 거리 어딜 가나, 나주 곰탕과 함께 오르는 찬은 김치와 깍두기가 전부이다.
“왜 나주 곰탕과 함께 올라오는 찬은 김치와 깍두기가 전부일까? 더 많은 찬이 나오는 전라도의 한식과 비교되는 것 같아.”
“하지만, 나주 곰탕 자체가 가진 영양과 풍부한 맛 때문에 다른 찬이 생각나지 않는 것도 있어. 국물에 만 밥과, 고기, 국물을 한 수저에 떠 깍두기와 먹으면, 정말 최고의 맛이지!”
그저 고소한 맛이 나는 독특한 국물. 고기가 가득하고 야채라고는 김치뿐인 이 밥상. 부족해 보이지만, 이 건강한 맛은 대체 어디에서 느껴지는 것이지?
“나주 곰탕은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정말 좋다고 해! 양질이 지방과 단백질, 게다가 함께 우리는 쇠뼈의 칼슘이 있으니 그럴 만도 해!”
“뿐만 아니라, 야채로 함께 국물을 내고, 또 조미료가 일체 첨가되지 않은 이 나주국밥은, 어른들의 건강에도 더 없이 좋은 음식이야!”
이 나주 곰탕 골목의 한 식당에서 만들었다는 말도 있고,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오는 음식이라는 말도 있다. 과연 언제부터 먹기 시작한 것일까?
“나주국밥의 유래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20년 전, 서민들을 위해 장터에 나왔던 그 맛 그대로 이어져 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아.”
“맞아. 나구 곰탕의 이 유명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아. 이 맛을 잊지 못하고 다시 나주를 찾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말이야!”
남도음식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나주에는 아직도 수많은 음식들이 유명세와 함께 이어져오고 있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나주의 이름을 그대로 간직한 나주곰탕은 입소문을 타더니 점차 유명해서 방송에 까지 출연하는 스타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맛과 변함없는 정성은 나주 곰탕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뽀얀 국물과 야들야들 삶아진 고기 한 점에 밥 한 술 떠보시지 않겠어요? 나주 곰탕의 진가는 여러분이 직접 찾기 전에 알 수 없을테니까요!
공룡이 살았던 그곳
- 경상남도 고성군 -
경상남도 고성은 세계 3대 공룡발자국화석산출지로 유명합니다. 군 전역에 폭넓게 분포되어있는 공룡발자국은 고성을 곧 공룡의 고장으로 만들었습니다. 고성 군청의 슬로건이 ‘공룡나라’ 이니 더 말 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고성에 공룡만 보러 가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해의 기암절벽에서부터 시작해 거류산, 무이산을 아우르는 녹색 숲의 향연, 물 좋은 계곡과 자연 휴양림도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공룡이 살았던 그곳 체험하기!’입니다.
고성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수많은 테마와 그에 맞추어 이루어진 체험프로그램에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과연 고성의 테마여행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무래도 고성의 가장 큰 특징을 따라 공룡과 관련된 테마여행이 가장 유명한 것 같아. 하지만 고성이라고 해서 공룡만 있는 것은 아닌데 말이야.”
“고성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깊은 역사를 그냥 지나쳐 갈 수는 없는 일이야. 역사문화기행, 녹색 체험여행 등의 테마여행이 잘 준비되어 있으니 꼭 경험해 봐야할 것 같아.”
고성공룡세계엑스포의 개최와 함께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공룡 문화자원은 고성이 가진 자연의 신비로움을 직접 체험하는 ‘녹색체험여행’이다.
“바다와 맞닿은 갯벌 풍경이 다른 곳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 이곳에서 공룡들이 뛰놀았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들뜨는 것 같아.”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곳 주변에는 대체로 공룡의 유적지가 있어서, 공룡 유적도 구경하고 아늑한 농촌 생활도 체험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지.”
국내 최초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고성. 군 전역에 걸쳐 약 5,000여 점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포착됐다. 공룡박물관에 가면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
“이곳에 오니 불현 듯 선사시대로 시간여행을 온 듯하군. 국내 최초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곳인 만큼 상족암군립공원에 있는 이 공룡 전문 박물관 역시도 국내 최초라지?”
“맞아. 오비랩터, 프로토케라톱스 진품 화석을 비롯해 클라멜리사우루스와 모놀로포사우루스 같은 아시아 공룡까지, 세계의 다양한 공룡들에 대한 자료가 정말 빼곡해!”
논농사도 짓고, 울금, 밤, 콩도 재배한다. 무지바위를 타고 도는 산새소리를 듣다보면 어느새 농촌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이 마을은 500년의 역사를 가졌다고 해. 전형적인 천혜의 산촌마을인 이곳은 주민 전체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 생명환경농업을 하고 있데.”
“저 7개의 산봉우리와 3개의 저수지, 또 개천까지 바라보며 들기는 전통문화체험과 팜 스테이, 생태체험 등의 특산품은 농촌 체험 마을 중의 으뜸이 아닐까 해.”
대가저수지의 깊이는 그 정도를 알 수 없을 만큼 아득하다. 알 수 없는 깊이만큼이나 이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충효정신도 잴 수 없이 깊을 것만 같다.
“저 거대한 저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체험마을은 2005년 농림부에서 선정한 체험마을이라고 해. 이 맑은 공기 덕분이지 않을까?”
“공기가 맑은 만큼 유산소 운동을 하기에 좋은 곳이긴 하지. 하지만 그 덕분이라기보다는, 그만큼 함께 제공되는 전통문화체험, 생태체험, 충효테마공원도 한 몫을 한 것이지!”
하일동화어촌체험마을의 바닷가는 물이 빠지는 시간을 적절히 활용한 이색적인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고요한 바닷가에 울려퍼지는 독특한 메아리도 들어볼 것!
“이 마을은 낮, 밤 모두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아쉬움 없는 갯벌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갯벌에서 느끼는 손맛은 어떤 기분일까?”
“그 중에서도 특히 밤에 횃불을 밝혀 해안가로 나온 낙지, 대하 등을 잡는 체험은 이 마을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어!”
전통 녹차의 향기가 가득한 곳에 또 다른 내음이 풍겨온다. 바로 흙이 풍기는 것이다. 도자기 체험 교실의 매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폐교를 활용해 꾸며진 도자기 체험 교실의 모습이 인상적이야. 수로요의 도예창조학교는 그 이름마저 특이해서, 독특한 체험을 즐길 수 있을 것만 같아!”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느낄 수 있는 체험도 준비되어있어. 또 야생화를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산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어.”
공룡발자국을 따라 이리저리 따라 걷다보면 부처의 넉넉함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렇게 옥천사에 닿으면 연꽃 속에 포근히 감싸 안긴 편안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연화산의 온기를 가득히 담은 옥천사에는 어떤 체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글세, 부처님의 자비로 가득한 절에서 묶는 하룻밤이라면 공룡 발자국들이 남긴 웅장함에 들뜬 마음을 편안히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지 옥천사의 템플스테이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휴식형 템플스테이’라고 불려.”
공룡의 흔적이 너무나도 유명한 경상남도 고성. 하지만 이곳에는 공룡만 있는 것이 아닌 유구한 역사와 천혜의 자연 경관이 늘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농촌 사람들의 삶을 따라 배워가다 보면, 어느새 도심 속의 스트레스는 사라질 것입니다. 고즈넉한 산봉우리와 맑은 계곡물이 흘러가는 풍경을 내다보면 이곳의 명물이 ‘고작 공룡’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볼거리, 배울거리, 또 느낄거리가 풍부한 이곳 고성에서 여러분은 어떤 체험을 하고 싶으신가요?
은은함과 화려함의 공존
- 대구광역시 달서구 -
도심 속에 가득 피어난 꽃과 푸르게 자라는 나무들. 조경 수목이 빼곡히 자리해 사계절 내내 상쾌한 공기를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두류공원입니다. 인접한 곳에 위치한 이곡동 와룡공원에서는 개구쟁이들이 더위를 참다 못해 바닥 분수에 뛰어들어 물장난을 치고, 상인동 월곡역사공원에서 월곡역사박물관까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거닙니다. 로는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 만큼의 화려함을 갖춘 달서구 공원으로에서 색다른 추억 쌓기 어떠세요? 그것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와룡산 자락에 위치한 와룡공원 역시 소나무 외 23종 수목과 다양한 편익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곳 명물은 따로 있다는데?
“사실 와룡공원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도로 아래쪽, 다른 하나가 바로 여기야. 야간에는 특히 황홀한 조명과 함께 펼쳐지는 분수를 보려고 많이 찾는 곳이 여기지.” “그 분수를 보려면 이 화강석 도로를 따라가면 나오겠구나.”
“이 바닥도 자세히 봐봐 비둘기, 장미 은행나무 등등이 새겨져 있지? 뭘 뜻하는지 알겠니?”
와룡산은야산으로 산세가 마치 용 한 마리가 누워있는 듯해서 와룡산이라 불린다. 그런 만큼 이 산에는 아주 태고적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는데?
“산체의 중앙부에 화강암으로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실제 용이 누워 있는 모습 같네.”
“전설에 의하면 이 산 아래 용이 노닐다가 못에서 나와 승천하려는데 지나가던 아녀자가 이를 보고 "산이 움직인다"면서 놀라 소리쳤대. 그때 용이 놀라 승천을 못하고 떨어져 누운산이 바로 이 와룡산이라고.“
월곡역사공원은 인근 단양우씨종중 제실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역사적 가치를 지닌 기념비 등과 연계하여 역사 교육장 및 특색 있는 휴식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단양우씨의 세거지이던 월촌 일대를 역사공원으로 조성해놓았네. 향토의 역사가 절로 느껴져. 특히 이 대나무산책로가 공원을 더욱 아늑하게 해.”
“맞아. 이곳은 대나무와 소나무가 공원 전체를 둘러싸고 있어. 월촌마을을 충의지향으로 일컬어왔다는데, 이 수종들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겠니?”
전통문화유산과 대나무산책로 등의 공원시설이 한데 어우러져 지역주민의 휴식 및 운동공간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이 공원 옆에는 월곡역사박물관도 자리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무엇을 전시해놓은 공간일까?”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많은 전공을 세운 월곡(月谷) 우배선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되었지. 그만큼 옛 농기구와 생활용품, 보물 제1334호인 화원우배선의병 진군공책, 서간문, 고서적 등을 전시해두고 있어. 이중 가장 볼만한 거리가 뭔지 알고 있니?”
사람들이 가득한 두류공원의 꽃길. 화사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꽃들에 사람들의 표정이 덩달아 밝아지는 이곳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데?
“꽃이 만개한 길을 걷다보니, 게다가 쏟아지는 물소리까지 들으니 꼭 영화에서나 볼 법한 숲 속 꽃밭의 한 가운데 서 있는 것 같아.”
“그렇지? 게다가 바람이 불 때 마다 나는 나뭇잎이 쓸리는 소리도 내가 숲 속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라니깐!”
공원을 걸으며 여기 저기 드리워진 나무 그림자에서 더위를 식혀간다. 이 만큼이나 대구의 뜨거운 여름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또 다른 버팀목이 있을까?
“100여종이 넘는 조경수목들이 가득 들어찬 공원은 아무리 걸어도 지치지 않는 것 같아. 그런데 여기저기서 책을 읽는 시민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
“아, 그건 달서구 여기저기에 위치한 도서관들 덕분일거야. 어디서든 15분 이내에 도서관이 있으니까. 우리도 책 한권 빌려서 시간을 보낼까?”
성당못 오색분수를 등지고 서자 기념탑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대구 학생 의거를 기념하는 2.28 기념탑이다. 저 속에 얼마나 많은 눈물과 애환이 담겨있을까?
“2.28 기념탑이 보존, 관리를 위해 두류공원으로 옮겨 온 것, 알고 있어?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에 대한 존경심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아.”
“맞아, 저기에 마주 선 대구를 빛낸 선현들도 그들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거야.”
두류공원 옆에 위치한 야외음악당으로 자리를 옮기면 어둠이 가득한 공간에 한가득 젊음의 빛이 비친다. 이 곳의 문화는 어떨까?
“오늘 하루 종일을 마무리하기에 딱 좋은 곳이야. 탁 트인 잔디밭,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소리.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웃음소리까지.”
“그러게, 이렇게 잔디밭에 누워있으면 대구에서도 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 저녁의 더위를 식히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지!”
소박한 데이트를 위해 공원의 길을 걸어봅니다. 그러다 도서관에 들려 빌린 책을 벤치에 기대앉아 읽다보면 서서히 뜨거운 태양이 흘러 지나갑니다. 가끔 들려오는 놀이공원 속 활기찬 사람들의 소리도 듣다가, 깔깔대며 웃는 소녀들의 웃음소리도, 또 밤이 되어 젊은이들이 가득 찬 빛나는 소리까지 ! 이 모든 대구의 더위를 식혀가며 삶을 즐기는 대구 사람들의 열정 가득한 모습인가 봅니다. 낮, 혹은 밤이더라도 좋습니다. 언제든 가슴 시원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달서구의 호젓한 공원나들이 나서보는 건 어떠세요?
기차야, 다시 달려라!
- 경기도 의왕시 -
더 이상 ‘칙칙 폭폭’라는 소리를 내며 달리지는 않지만, 기차역에만 서면 왠지 모를 설렘이 느껴지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버스는 너무 느리고, 자동차는 너무 비좁으며, 비행기는 너무 빠르니 여행에 가장 좋은 교통수단은 기차일 것입니다. 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탔던 기차만큼 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흔치 않을 텐데, 사이다 한 병에 삶은 계란, 혹은 김밥 한 줄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오늘의 미션을 수행하기에 딱 알맞은 분일 것 같습니다. <트래블아이>가 권하는 오늘의 미션, ‘기억 속의 기차를 찾아라!’
철도박물관은 1988년, 용산의 철도 기념관을 모태로 하여 개장했다. 증기 기관차부터 전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델의 열차 실물이 이곳에 모여 있다는데?
“저 간판을 좀 봐. 역장과 기관사, 안내양 언니의 얼굴까지 새겨져 있어. 모두 내 기억 속 모습 그대로야. 웃고 있는 모습들이 즐겁다기보다는 참 아련해 보이는구나.”
“저도 여행을 갈 때 종종 기차를 타곤 하는데, 아주 어렸을 때 갔던 가족여행처럼 정겨운 모습은 찾기 힘든 것 같아요. 오늘 제 추억 속의 기차도 찾을 수 있을까요?”
박물관 입구에서 건물까지 이어지는 길은 철골로 만들어져 있다. 푸른색이 칠해진 이 철골 길을 걷다 보면 저도 모르게 추억이 떠오른다.
“조금만 천천히 걷자꾸나. 아주 느린 기차를 타고 다리 위를 건너는 것 같아.”
“아직 박물관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추억에 젖으신 것 같아요.” “그럼. 내가 어떻게 이 풍경을 잊을 수 있겠니. 산으로 들로, 기차가 달리는 것을 보며 얼마나 황홀해 했는지! 내가 어렸을 때에는 기차를 탄 게 큰 자랑거리였단다.”
실내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정면에 놓인 커다란 모형 증기 기관차. 실제 차량은 아니지만, 상상력이 샘솟는다.
“어렸을 때 보았던 만화, <은하철도 999> 속의 바로 그 열차예요! 만화 속의 그 열차에 얼마나 타고 싶던지! 경적도 울릴 수 있는 바로 그 열차 맞지요?”
“맞아. 바로 그 열차야. 저쪽에 달리는 증기 기관차의 정면 모습은 꽤 압도적인데? 앞에 서 있으니 얼른 비켜서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실내 전시실에서는 세월이 따라 변해가는 기차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증기 기관차인 팟휭빌리부터 디젤 전기 기관차에 이르기까지!
“기차의 변천사를 보고 있으니 시간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난 철도 건널목 모형이 참 마음에 드는구나. 지금도 지방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저것도 곧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발전은 좋은 일이지만 이런 때에는 조금 씁쓸해.”
“그런 생각은 못 해 봤어요. 다음에 철도 건널목을 보면 기념사진을 찍어둬야겠네요.”
철도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 철도 모형 파노라마 실.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미리 확인해 보고 가자. 이곳에서는 그야말로 추억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기차가 하나 둘씩 달리기 시작해요! 정말 멋진데요?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가 바로 이곳에 있군요! 야경도 정말 멋져요. 밤기차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아까 내가 했던 말과 비슷하구나. 저 기차도, 이것도 이제 사라져버린 기차구나. 달리는 모습을 보니 좋은데? 이곳은 잊어버린 것과 잃어버린 것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야.”
실외에는 여러 기차들의 실제 차량들이 전시되어 있다. 증기 기관차 뿐만 아니라, 대통령 전용 열차까지 없는 것이 없는 진기한 보물창고!
“빨간색에 노란색, 초록색까지! 이 알록달록한 기차들이 한 번에 달린다면 정말 진풍경일 것 같아요. 아까 철도 모형 파노라마 실에서 보았던 것처럼 말예요!”
“몇몇 열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타 본 것이구나. 모처럼 철도 박물관에 왔으니, 철로에 누워 사진이라도 찍어볼까? 철도 박물관에서가 아니면 평생 못 해 볼 일이니 말이야!”
2000년에 비둘기호가 사라졌고, 개통 당시에는 초특급 열차였던 통일호도 2004년에 자취를 감추었다. 젊은 층도 비둘기호와 통일호라면 타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둘 다 저도 들어본 적이 있어요. 없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차인가 봐요.” “맞아. 너 어렸을 때 탔던 열차가 바로 비둘기호란다. 완행열차라 가족여행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지. 강촌으로 여행을 갈 때에는 경부선 열차인 통일호를 많이 타곤 했지.”
“아, 기차인데 왜 이렇게 느리냐고 했던 그 열차가 바로 비둘기호군요!”
철도 박물관의 가장 인기 있는 포토 존도 바로 이 실외 전시장에 있다. 경례를 하고 있는 기관사의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면, 기관석에 올라 기관사가 되어보라!
“이 열차는 실제로 타 볼 수도 있어요! 기관석까지 연결되어 있는데요? 기차 운전 한 번 해 보고, 객실에 잠시 앉아 있다 갈까요?”
“그러도록 하자. 둘 다 아주 좋은 추억이 되겠구나. 자, 네 마음대로 기차를 운전 해 보렴. 너 어렸을 때에는 장래 희망이 기관사였단다.”
철도 박물관은 찾는 사람들 중에는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기차는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사라진 기차에 대한 그리움을 더 커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철도 박물관은 기차를 좋아하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기차 여행에 추억을 가진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요. 철도 박물관에 다녀왔다면, 곧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우리 주변의 장소들에서 기념사진을 한 번씩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