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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나무라 하여도 부부이기에, 그렇기에 언제나 둘이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햇살을 받을 것.
12월이 되면 삼청동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온다. 겨울 트리가 제일 먼저 알고 반짝, 불을 밝힌다.
천 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이곳을 지나갔을 무수한 사람들. 그 사람들의 기억이 이어지는 한 영원이 흔들릴 깃발들.
이 외딴 우편함에 어떤 이야기들이 쌓여 있을지. 열려 있지만 들여다보기 힘든 마음이 묘하다.
산에도 나무가 뿌리를 내릴 수 없는 곳이 있다. 나무가 없다고 해서 산이 아닌 것 아니라는 듯.
줄 하나 내려놓고 후후 입김으로 언 손을 녹여본다. 걸려도 그만, 놓쳐도 그만.
가로지르는 이들을 굽어보는 것들.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조심스러워 진다.
색도 모양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데도 너는 무에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힘없이 축 늘어져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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