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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맣게 모양새를 갖추더니, 또 어느 새 나무 한 그루를 길러냈다. 한 그루의 나무로 기억될 향기로운 흙 한 덩이.
흙먼지와 돌이끼 사이를 흘렀음에도 어찌 저리 맑을까. 쉬이 물들지 않는 일이란 언제나 경이롭다.
하늘을 향해 치켜든 손은 무언가를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가리키는 것뿐.
높은 땅에 빗금이 가득하다. 올려다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덜 여문 마음 때문은 아닐지.
이름만큼 푸르게 시린 산의 한 자락. 어디에서 오는지, 또 얼마나 깊은지.
우리는 항상, 이면에 있는 것들에 대해 무지하다. 검게 물든 저 이면에 무엇이 자리하고 있을지.
어느 자락에서 이 한 켠으로 옮겨 왔는지. 여전히 생생한 옛 기억을 들여다 본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한 바퀴. 돌아가는 속도가 다른 이유는 저마다의 목소리가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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