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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에 새겨진 번호는 선수의 자존심. 모두의 시선이 작은 공 하나에 집중된다.
색도 모양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데도 너는 무에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힘없이 축 늘어져 있구나.
결국은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문제. 밝혀진 밤하늘은 푸르게 검다.
길은 분명 하나인데 어째서 둘이 되었다.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는 어김 없이 생명이 움튼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풀밭에 몸을 웅크리고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오리는 입을 꾹 다문 채 눈만 꿈뻑인다.
전용 도로가 생긴다는 건, 그곳으로만 다니라는 걸까. 길 위에 서면 늘 생기는 불안.
여전히 굳세고, 여전히 아픈 시선들. 나을 수 있을까. 나아질 수 있을까.
한 덩이 구름이 몸을 웅크려 내려앉았다. 그림자만큼 둥글어지고 싶은 그 마음의 이유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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