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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간 이들이 남긴 뿌연 발자국만큼 막연해지는 마음. 그 가운데서 귀를 기울이면 문득, 바다에서도 목탁소리가 들린다.
문이 열려 있는데도 아무도 들러가지 않은 듯 길 위의 낙엽이 유독 쓸쓸해 보인다.
여행길에서는 때때로 아무런 이유 없이 걸음을 멈추어 보아야 한다. 들여다볼수록 새로운 것들이 인사를 건네 올 것이다.
갈대가 휘어질 때마다 하얀 날개가 돌아간다. 어느 쪽으로 휘어지든 날개는 돌아간다.
길을 잃은 중생을 인도하듯 밤이 되면 환히 빛날 테지만 그 빛에 누군가가 다칠 수도 있음을.
도드라져 솟아오른 자리가 퍽 낯설다. 슬쩍 제몸을 구부려 곡선을 흉내내는 작은 재치.
소원의 그늘 아래서 두 손을 모아 간절히 바라옵 건대 이 마음만은 하늘에 닿기를.
아래에서 내려다본 거리는 의외로 한산해서 왜인지 자꾸만 그림자를 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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