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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굽고 간 도자기를 바라보다가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어딘가 모자라고 이상하지만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아이의 마음을 보았거든.
오가는 이를 막지 않으려는 마음일까, 머리 위의 담장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 본다.
이곳에 담긴 것이 어찌 푸른 물 뿐이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추억과 마음들이 켜켜이 쌓였다.
담장 위에 넝쿨이 굴러가고 있다. 머잖아 동그만 호박덩이들이 열릴 상상에 벌써 즐겁다.
기다란 담장 너머로 또 다른 담장이 올라섰다. 그 너머로 담보다 높은 마루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먼 바다를 내다보며, 쉬는 어부들. 제 몸으로 낚은 것들의 기억을 되새기며 조용히 앉아 있다.
이 편과 저 편 사이에 무엇이 그리 달랐을지. 경계를 걷는 걸음들이 위태롭고도 호젓하다.
거대한 바다가 수면 위로 넘실댄다. 섣부른 걸음으로 다가설 수 없는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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