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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가 지나갈 때마다 수면 위로 잔잔한 파동이 퍼진다. 발이 보이지 않는 까닭은 너무 빨리 휘젓고 있기 때문.
더 멀리 쏘아 보내려고 시위를 팽팽하게 당기는 데 집중했다. 더 멀리 바라보는 건 잊은 채.
화분 안의 꽃은 탐스럽고 화려해서 절로 눈이 가지만 어디에서나 볼 수 있기에 들꽃을 바라볼 때 더욱 설렌다.
창해 만큼 푸른 하늘 아래, 장군의 시선이 먼 바다를 향하고 있다.
어디 하나 자연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지붕도 벽도 담장도 모두 자연의 것이다.
멀찍이 바라보니 땅과 구분이 가지 않는다. 오랜 세월 땅을 딛고 서서 물들어버렸나, 온통 누렇다.
층마다 작은 지붕을 얹고 올라간다. 누가 누가 더 높나 내기를 하는 듯 층층이.
탐스럽게 맺힌 붉은 열매 옆, 그만큼 붉은 파라솔 아래 그늘이 묘하게 설렌다. 마치 처음 뛰기 시작한 심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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