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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이야기가 남긴 흔적,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는 기원전 57년에 박혁거세가 세운 나라로 처음에는 영남 지방의 작은 나라였으며 고구려와 백제에 비해 국가의 발전 속도도 느렸다. 하지만 차근차근 힘을 키워 한반도 최초의 통일국가가 되었고 발해와 함께 남북국시대를 열기도 했다. 그리고 935년 경순왕이 고려에 항복하면서 신라는 한반도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약 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신라의 유물은 지금까지 남아 신라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신라의 유물 전시관

천 년의 시간 동안 신라의 도읍은 늘 금성이었다. 금성은 현재 경북 경주시이며 이곳에는 신라의 많은 유적과 유물이 잠들어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국립경주박물관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 직후 국립박물관 경주 분관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이곳은 일제강점기서부터 박물관의 형태를 가진 전시관의 역할을 했다. 1913년 경주고적보존회라는 단체가 경주 동부동에 있는 조선시대 관아 건물을 이용하여 그동안 발굴한 신라 유물들을 전시한 것이 그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이 전시관은 그동안 꾸준히 발굴되어왔고 일본인에 의해서 추가로 발굴된 신라시대의 유물들이 진열되었다. 이후 조선총독부 산하의 박물관으로 바뀌어 광복 전까지 유지되었다. 
 

  • 수만 개의 유물이 보관되어 있는 국립경주박물관

수만 개의 유물이 보관되어 있는 국립경주박물관

광복 이후 국립박물관 경주 분관으로 편제되어 신라 유물을 관리했던 이곳이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된 것은 1975년 이후다. 국립경주박물관 경주 분관은 이때 인왕동에 마련된 새 건물로 이전했고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승격되어 안압지관과 미술관, 수묵당 등을 신축개관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천 년의 국가, 신라 문화의 모든 것

  • 신라 역사를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신라역사관

신라 역사를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신라역사관

국립이라는 명성에 맞게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시대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 약 8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약 3천여 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그야말로 신라 천 년의 역사를 한 번에 살펴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신라역사관은 신라가 건국된 기원전 57년부터 경순왕에 의해 멸망된 935년까지의 신라를 만날 수 있는 전시관이다. 네 부분으로 나누어서 전시된 이곳은 구석기시대부터 점점 진화를 거듭하며 국가의 체제를 만들어가던 시기의 역사, 황금을 통해 고대국가의 틀을 완성한 4세기 중반, 중앙 집권을 통해 영토를 넓혀가는 신라, 그리고 통일 신라를 완성하고 멸망의 길에 들어선 역사까지 총망라하여 볼 수 있다.
 

  • 신라인들의 예술성이 가득한 신라미술관

신라인들의 예술성이 가득한 신라미술관

신라역사관에서 신라의 흥망성쇠를 살펴본 전시관이라면 신라미술관은 예술에 초점을 맞춘 전시관이다. 신라는 법흥왕 시대에 이르러 이차돈의 순교를 통해 불교를 국가의 이념으로 확립했다. 이때부터 불교국가로서의 신라가 시작되었고 불교와 관련된 예술이 발전하게 된다. 신라미술관은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까지의 불상들이 전시된 불교미술 1,2실과 황룡사 터에서 발굴된 문화재 중 엄선한 150여 점을 볼 수 있는 황룡사실, 그리고 평생 모아온 문화재를 국은 이양선 박사의 뜻을 기리기 위한 국은기념실이 있다. 다른 곳은 모두 신라시대의 예술품이 전시되지만 국은기념실의 전시물은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신라의 유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곳 중에는 월지를 빼놓을 수 없다. 국립경주박물관 월지관은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발견된 문화재가 전시된 곳이다. 그런데 월지라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른다. 하지만 안압지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다. 안압지는 조선시대에 붙은 이름이며 월지는 신라시대에 불렸던 이름이다. 월지는 나라의 경사가 있거나 손님을 맞을 때 연회를 베풀었던 곳으로 신라 왕실의 생활문화를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유물이 많이 출토되었다. 월지의 유물은 실제 생활에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어 신라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과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신라 석조물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옥외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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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밀레종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성덕대왕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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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석조물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옥외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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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레종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성덕대왕신종

신라역사관과 신라미술관, 월지관은 전부 건물 내부에 마련된 전시관이다. 하지만 건물 밖에도 각종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옥외전시관이라 불리는 이곳은 국립경주박물관 공원에 마련되었으며 대표적인 유물은 에밀레종이라 불리는 성덕대왕신종이다. 성덕대왕신종은 국보 제29호의 보물이며 에밀레종 설화를 품고 있는 범종이다. 성덕대왕 신종 외에도 국보 제38호로 지정되어 있는 고선사 터 삼층석탑을 비롯하여 통일신라시대를 보여주는 석조물 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 중 단연 돋보이는 전시물이 많은 곳이다. 이곳은 역사교육을 위한 장소로 손색없는 곳이며, 무료로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러 올 수도 있는 복합적인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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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1월 1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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