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의 황홀한 일출과 일몰, 광치기해변,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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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황홀한 일출과 일몰, 광치기해변


제주도의 일출명소를 생각하면 누구든지 성산일출봉을 떠올린다. 일부러 랜드마크를 세우지 않아도 천혜의 자연이 선사하는, 명실상부한 일출의 핫플레이스이니 당연하다. 하지만 이곳 말고도 똑같이 자연이 주는 수려한 풍광을 지닌 곳이 있다. 바로 성산일출봉을 감싼 해안가다. 광치기해변이라는 이름의 이 명소는 성산일출봉을 한쪽에 두고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바다 지평선 너머 인사하는 제주의 해를 보여준다. 

                    
                

성산일출봉과 간조가 어우러진 절경

성산일출봉에 왔다면 가까이 있는 광치기해변을 안 보고 갈 수 없다

제주도 동해 방면의 서귀포시 성산읍에 가면 크고 작은 건물 위로 우뚝 솟아있는 성산일출봉을 볼 수 있다. 장엄하게 솟은 지세가 무엇보다 눈에 띄는 성산일출봉은 제주의 많고 많은 분화구 중 바다 속에서 폭발해 생겨난 유일한 케이스이다. 고로 성산일출봉이 태어난 바다가 광치기해변이 되는데, 성산일출봉의 정상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제주도의 10경 안에서도 최고라고 하나, 광치기해변도 그에 견줄 만하다. 빛이 흠뻑 비친다는 뜻의 이름이 괜히 붙여진 것이 아니기 때문.
 

힘차게 아침을 여는 광치기해변의 태양

광치기해변의 본 매력은 일출 무렵, 물이 빠지는 간조의 시작에 있다. 수면 밑 물에 잠겨있던 크고 작은 바위들이 파릇파릇한 이끼를 자랑하면 그 위로 일대에 걸쳐 붉은 햇살이 흠뻑 비친다. 그로써 몸을 숨기고 있던 독특한 지형이 훤히 드러나는데 이것이 성산일출봉이 태어난 바다의 밑바닥이다. 미처 빠져나가지 못해 바위 사이 고인 물에는 투영된 하늘이 가끔씩 부는 바람에 따라 파동하는데, 소라게나 보말 같은 바다생물과도 조우하다보면 어느새 도시의 모든 것과 분리된듯한, 온연하고 원시적인 자연에 빠지고 만다.

 

일출도 일몰도 가슴속에 남을 광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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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사진작가를 포함한 모두가 해가 뜨길 기다리고 있다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하늘과 바다 전체를 물들여가는 붉은 기운, 그리고 서서히 떠오르는 ‘원기옥’같은 해가 전하는 강렬한 빛, 간조 때면 인사하는 물밑 바위들까지, 광치기해변의 멋진 일출을 보러 너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찾아온다. 뜨는 해를 감상하다 보면 문득 매일이 남은 생의 1월 1일임을 깨닫지만 어찌 됐든 진짜 1월 1일, 그 해(年)의 첫 번째 해(太陽)가 뜨는 하루에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몰려온다. 한해의 간절한 소망을 빌고 일 년을 힘차게 출발하려는 마음으로 가슴 벅찬 광경을 목격하고 가는 것.
 
하지만 광치기해변은 매일의 일출과 1월 1일의 일출뿐 아니라, 마침 간조가 일어나는 일몰마저 여느 곳에서의 일몰보다 더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일출 때와 같이 발갛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담은 바닷물이 차츰 빠지고 나면 어느새 검어진 하늘에는 해 대신 달이 떠올라있으며 헐벗은 바다도, 성산일출봉도 차차 어둠 속에 잠겨 든다. 이 순간순간의 과정은 길고도 짧아서 못내 아쉬움을 남기지만, 그와 반대로 건너편 도심의 여기저기서는 속속들이 불이 켜져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자면 색다른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올레길을 거닐며, 혹은 말 위에서

근처 쉼터에서 한가롭게 바다내음과 파도소리를 즐겨볼까

일출과 일몰 외의 시간대에도 해변에는 삼삼오오 나들이 온 가족과 연인들이 쉽게 보인다. 다른 목적지로 가는 도중이라도 해안가를 둘러보는데 큰 노력과 시간이 허비되지는 않으니 잠깐 들러 운치를 느끼는 것. 날씨가 흐린 날에는 흐린 대로 신비로운 분위기가 해변 전체에 가득하니 언제든지 감상하는 맛이 있다. 광치기해변은 출사지로도 유명하니 돌아다니며 사진도 실컷 찍어본다. 그러고 나면 무엇을 할까. 일출을 보고 아침밥을 먹었든, 일몰이 되기를 기다리든, 그냥 지금 딱히 할 일이 없든 여기에 포함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즐길 거리를 제안한다.
 
첫 번째는 광치기해변과 성산일출봉, 그리고 시흥리를 잇는 제주올레 1코스다. 음식을 소화시킬 겸, 도보운동하며 시간을 알차게 보낼 겸 올레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코스 절반에 가까운 길이 해안가를 곁에 두기에 풍경 구경일랑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여러 오름을 지나는 등산로로도 길이 이어지니 밥을 단단히 먹고 힘써보도록 하자. 그전에 승마체험을 하지 않고 올레길에 오르면 섭섭하다. 해변을 말 타고 산책하는 장면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 각자의 담에 따라 말과 함께 단편, 혹은 중편영화를 찍어볼 수 있다. 어쩌면 일출, 일몰보다 인상 깊은 체험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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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치기해변에서 만나는  일출은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 간조 때 드러나는 이끼 낀 바위들은 미끄러우니 발 조심하도록 해요!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1년 12월 3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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