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지역호감도

옛 것으로 흥겨운 오늘을 만드는 화산재

영남사림학파의 종조 점필재 김종직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개실마을. 정겨운 돌담길과 한옥이 만들어낸 유려한 선들이 아름다운 이 마을에는, 입구부터 조선시대 양반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고택이 줄지어 들어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을에 자리한 전통 한옥들이 대부분 잘 보존되어 있어, 주변 산세며 논과 밭과 어우러지는 옛 가옥의 빼어난 전통미를 마을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 경상북도 고령군에 위치한 화산재

    경상북도 고령군에 위치한 화산재
     

마을의 중심자리를 차지한 점필재 종택의 왼쪽, 김종직의 유덕을 기리기 위해 지방 유림들이 세운 강학 장소인 도연재 옆으로 난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그 곧은 길 끝자락에 화산재가 자리하고 있다. 입구에 ‘돈경문’이라 적힌 현판을 단 대문을 들어서면 넓은 마당이 펼쳐지고 정면에 화산재라는 현판을 단 본채를 볼 수 있다. 오른편에는 전통혼례체험장으로 사용하는 별채가 서 있다. 

민박으로 사용하는 본채는 막돌로 쌓은 기단 위에 정면 6칸에 측면 2칸으로 세운 꽤 규모 있는 건물이다. 보통의 집들이 사각기둥을 쓰는 데 반해, 궁궐이나 대갓집에서나 사용하던 둥근 나무 기둥을 사용한 것만 보아도 이 건물의 위세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건물은 왼편 2칸이 대청마루이고 그 옆으로 큰방 2개가 나란히 붙어 있다. 가옥이 전망 좋은 곳에 자리한 덕에, 화산재의 마루에서 보아도 마을 앞의 들녘이나 강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다. 화산재에서는 민박을 하면서 마을 훈장으로부터 전통예절문화도 배울 수 있다. 옛 것을 소중히 여겨 전통으로 간직해 오는 마을답다. 훈장 어르신의 몸에 익은 전통의 것들을 한번 따라하여 보자. 원래 우리의 것이니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 옛 모습이 잘 보존된 화산재

    옛 모습이 잘 보존된 화산재

또 화산재에서는 한과, 엿, 두부, 칼국수와 같은 전통음식 체험도 할 수 있다. 시골마을의 전통 가옥에 앉아 맛깔스런 음식들을 집적 만들어 보는 체험은 흔한 것이 아니다. 고택의 분위기에 취한다면 같은 음식이라도 만드는 재미와 맛은 배가 될 것이다. 

화산재에서만 옛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03년 팜스테이마을로 지정된 개실마을의 기름진 밭에서는 고구마, 딸기, 고추 등 각종 농산물 수확을 체험할 수 있고, 널뛰기, 디딜방아, 굴렁쇠, 윷놀이와 같은 전통 놀이도 즐길 수 있다. 연을 만들고 도자기를 굽고, 미꾸라지 잡고, 뗏목 타고, 겨울엔 얼음썰매까지 옛 것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이 마을은 더없이 좋은 곳이다. 전통과 농촌 이 두 가지로 추억할 수 있는 것들을 마을 곳곳에서 찾아내고 체험하는 재미가 있다. 
  
개실마을에는 시골 오솔길이 주는 정취나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등산로도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감흥이 있는 옛 길이다. 화개산 정상까지 오르는 약 2.9km의 그 길은 1시간 40분이나 걸리지만 험준하지도 무료하지도 않다. 등산로에는 철쭉 군락지가 있어 5월이면 무척 수려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등산로 서측 터에는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전부인 정경부인 하산조씨의 묘단소가 있으며 동측에는 선생의 후부인 남평문씨 묘소가 자리하고 있다. 화개산 십자봉 정상에 오르면, 전망 데크에서 인근 마을의 확 트인 전경을 감상할 수 있으니 등산로를 오르는 한 번의 걸음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꽤 많다. 십자봉 정상에 서남측으로 산 능선을 따라 100m정도 가면 화개산 전망대가 있는데 그곳에서는 전통 가옥으로 가득한 개실마을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택 안에서 뒹구는 것도 좋지만 멀리 거리를 두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고택들과 전원마을의 풍경을 눈에 담는 것도 좋다. 검은 기와를 눌러쓴 고택이 그려 보여주는 마을의 풍경은 어떠할지, 개실마을에 들른다면 그리고 화산재를 찾아왔다면 한번쯤은 높은 지대로 올라 옛 마을의 정취를 눈에 담아보자.
 

*주변 관광지  

중화유원지 
일명 ‘낫질못’이라고도 불리는 이 못은 고령군청에서 북서쪽으로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고령읍 중화리에 있으며 못 둘레가 십리가 넘는다. 이 저수지의 물은 인근 6개리의 전답에 농업용수로 사용된다. 주변경관이 수려하며 모터보터로 수면을 횡단할 수 있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반룡사 
신라 애장왕 3년(802년)에 해인사와 같은 시기에 건립하였다고 전하며, 고려 중기 보조국사가 중건하고 고려말 나옹선사가 다시 중건하였다. 반룡사에는 반룡사 다층석탑(유형 문화재 제117호)과 반룡사 동종(유형문화재 제288호)이 남아있었으나 현재는 도난과 훼손의 우려로 인해 ‘대가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대가야의 도읍지였고 우리나라 최초의 토기와 철기, 가야금문화를 찬란하게 꽃피웠던 대가야의 역사를 테마로 하여 조성된 관광지다. 고대문화를 첨단시설로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4D영상관, 유물 및 신비한 나라 대가야체험관, 대가야탐방숲길 등의 볼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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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고령의 화산재에서 옛 마을의 정취를 느껴보는 게 어떨까요.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3월 09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