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고장 순창에서 ‘장맛’ 보실래요?,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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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 고장 순창에서 ‘장맛’ 보실래요?


순창은 고추장이 유명하다. 고추장 외에도 볼 것 많은 순창이지만, 그렇다고 고추장을 빠뜨리면 허전한 순창 여행. ‘한국인은 밥심’이라면, 그 밥심을 더하는 건 우리네 장맛이다. 그렇다면 왜 순창이 유독 고추장으로 유명할까? 거기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그 역사는 조선 건국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조 이성계가 순창의 한 농가에서 우연히 장(훗날 고추장)을 맛봄으로써 순창 고추장과 조선 왕실의 인연은 시작된다. 순창의 기후도 장이 익기 좋은 기후다. 연평균 안개일 수 77일에 평균온도는 13도 내외. 게다가 장 만들 때 필요한 고초균(발효균) 등의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순창이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장수마을인 것도 앞서 소개한 사실과 관련이 크다. 장수고장 순창의 ‘장맛’이 궁금하다면? 궁금한 트래블피플을 위해 고추장민속마을을 다녀왔다.

                    
                

고추장민속마을 현장 스케치 1. “알랑가 몰라, 고추장 메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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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장민속마을에서 고추장 메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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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질녘 민속마을의 풍경은 평온하다.

1997년 순창군 곳곳에 흩어져 있던 고추장 장조 장인들이 아미산 자락으로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순창은 품질 좋은 장류로 유명했는데 이러한 장류를 만드는 장인을 모두 한 곳에 모여 마을을 형성한 것이다. 이는 순창전통고추장의 명성과 전통의 제조비법을 이어가기 위함이었고, 순창전통고추장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함이었다. 그렇게 2만 1천 평의 큰 규모를 가진 순창의 고추장민속마을이 조성되었다. 그들의 전통 방식과 비법을 통해 완성된 고추장의 맛과 영양 그리고 위생 상태는 현대 과학에서도 인정할 정도로 우수했다. 본래 고추장의 맛을 만들어 내고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이어가는 의미 깊은 마을로 이제는 고추장이라는 말을 들으면 순창이 고유명사처럼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높은 명성과 인지도를 가지게 되었다.

고추장민속마을은 순창터미널에서 자전거로 15분,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약 4km 내외니 도보여행 삼아 걸어가도 좋다. 고추장민속마을에는 순창의 고추장 기능장인 1호인 문정희 할머니네를 비롯해 지역민의 고추장 판매장이 여럿 밀집해 있는 곳이다. 어느 집이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박대하는 법이 없다. 시식은 공짜요, 오가는 대화는 덤이다. 제집에 들어갈 때도 비밀번호를 눌러야 하는 대도시와는 다르다.
 
“그거이(그것이) 고추장 메주라는 걸 알랑가?”
 
민속마을의 어느 집 대문에 걸린 메주를 촬영하고 있는데, 주인이 나와 말을 건다. 듣고 보니 메주는 메주인데 네모난 메주가 아니다. 둥글넓적한 것이 도너츠 같기도 하다. 흔히 보는 네모난 메주는 된장메주, 둥근 메주는 고추장 메주다. 메주라고 다 같은 메주는 아니라는 걸 순창에서 배운다.  

장인마다 비법과 제조 과정이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인 제조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찹쌀을 된밥이 되도록 찐다. 이후 반죽해 놓은 메줏가루와 함께 돌절구에 메로 친다. 이때 사용하는 메주는 순창의 독특한 메주를 이용한다. 여기에 고춧가루, 물, 간장을 섞어서 버무리고 옹기에 담는다. 이렇게 옹기에 담은 상태로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숙성시키면 순창고추장이 탄생한다.

 

고추장민속마을 현장 스케치 2. 고추장 연구는 이곳에서,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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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은 고추장을 끊임없이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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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흥원 로비에는 다양한 시제품이 전시돼 있다.

고추장민속마을에 고추장 판매가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순창, 나아가 우리나라 장류 산업을 연구하고 선도하는 재단법인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도 바로 이곳 고추장민속마을에 있다. 고추장 판매점의 접점이 소비자라면,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은 말하자면 ‘최전방’이다.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이 더 좋아할 고추장을 만들지, 어떻게 덜 짜고 더 맛있는 고추장을 만들지 연구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국내의 쟁쟁한 연구진들이 이곳에서 매일 우리나라 장(醬)을 연구하고 있다. 기자가 이곳을 방문한 건 호기심 때문이다. 엄연히 연구시설이지만, 우리나라 장류 산업 대체 어디서 연구하는지 궁금했기에. 방문 소감은? 좋았다. 특히 로비에 진열된 각종 시음 제품들을 보자 궁금증이 풀렸다. 수면 아래로 열심히 물갈퀴 질을 하는 고니처럼, 연구진들의 부단한 노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

 

고추장민속마을 현장 스케치 3. 얘들아, 장류박물관&옹기체험관에 놀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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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박물관에서 궁중의상 체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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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모양 영상관에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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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장류박물관 할머니 모형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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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류박물관에서 우리나라 장류의 역사를 배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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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옹기체험관에서 전통 옹기와 찻잔 구경할까?

고추장민속마을에 가려고 하는데 아이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그런 고민을 하는 아이 동반 가족 여행객이라면 민속마을 건너편 장류박물관을 추천한다. 장류박물관은 말 그대로 고추장과 된장, 나아가 세계 각국의 고추와 소스에 관해 알 수 있는 곳이다. 요즘 가족여행의 ‘대세’는 바로 체험학습. 장류박물관에서는 지식과 체험을 둘 다 충족할 수 있다. 우선 박물관 로비에 궁중의상이 진열돼 있어 눈길을 끈다. 누구나 무료로 ‘임금님’ 옷을 입어볼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고추장의 역사와 제조방법, 효능 등이 아기자기한 설명판으로 부착돼 있다.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고추 모양 학습실. 이곳은 고추 모양을 본따 만든 시설인데 안에 들어가면 고추와 관련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장류박물관 한편에는 순창군의 역사문화재 일부도 보전돼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장도 배우고, 역사도 배우는 곳이 바로 장류박물관이다.
 
장류박물관 구경을 마쳤다면 뒤편 옹기체험관을 볼 차례다. 옹기체험관은 옹기를 직접 만들 수도 있고, 옹기를 구매할 수도 있는 곳이다. 체험을 신청하면 전문 도예가의 도움을 받으며 직접 옹기를 만들 수 있다. 다 만든 옹기는 이곳에서 유약칠을 거쳐 나중에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도예가 선생님이 직접 만든 미니 장독대, 무광택 접시 등을 구매할 수도 있다. 장류의 고장 순창에서 옹기체험관을 둘러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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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서덕아 취재기자

발행2016년 10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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